출산 연령대인 30대 여성의 미혼율이 2000년 이후 5년만에 2배이상 증가하면서 저출산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떠올랐다.
통계개발원이 11일 발표한 '한국의 차별 출산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05년 사이 미혼 여성 비율은 30~34세가 10.5%에서 19.0%로, 35~39세가 4.1%에서 7.6%로 5년만에 거의 배로 증가했다.
도시지역의 미혼율은 심각했다. 미혼여성 비율 상위 1~3위는 서울 강남구(21.0%), 대구 중구(20.8%), 부산 중구(18.1%)였고 하위 1~3위는 전남 무안군(0.8%), 울산 북구(1.5%), 충북 증평군(1.9%)였다. 기혼자의 출산율이 유지되더라도 미혼율이 10% 증가하면 합계출산율도 10%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고학력.전문직 미혼 여성이 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40~44세인 미혼여성의 대학원졸 비율(5.2%)은 기혼 유자녀 남성(4.1%)을 앞질렀고, 30~34세 여성 중 관리.전문직 비율은 미혼(27.4%)이 기혼 유자녀(9.7%)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반면 여성의 고학력과 남아선호 현상이 출산력 증감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었다.
교육 수준 및 직업별 출산율은 40~44세에서는 출생아 수가 초졸 이하 2.10명, 중졸 2.00명, 고졸 1.95명, 대졸 1.91명으로 하향평준화 경향이 강해졌다. 초졸 이하 여성의 평균 출생아 수는 55~59세 2.99명, 40~44세 2.10명을 기록할 정도로 저학력 인구 집단의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했다.
직업별로도 출산력이 가장 낮은 관리.전문직 여성과 다른 직업과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었다. 40~44세 여성층에서 관리.전문직의 평균 출생아 수가 1.89명인데 비해 기능.노무직은 1.97명으로 격차가 많이 줄었다. 출산율이 가장 높았던 농림어업직군의 출산율도 크게 떨어졌다. 이 직군 여성의 평균 출생아 수는 55~59세 3.44명에서 40~44세 2.33명으로 급감했다.
출산순서별로 여-여-남아와 여-여-여아가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37.3%, 16.9%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 반면 남-남-여아인 비율은 7.8%에 불과했다.
연령별로는 여-여-남아인 구성비율이 45~49세에서 48.9%, 35~39세 34.6%, 25~29세 21.6%로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남-남-여아와 여-여-남아 간 비율이 45~49세에서는 각각 4.5%와 48.9%로 10배 이상 차이난 반면, 25~29세에서는 10.5%와 21.6%로 배 정도의 차이에 그쳤다.
통계개발원은 "미혼율의 증가로 기혼 여성의 출산율 조절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되며, 남아선호가 추가적인 출산에 미치는 영향력은 젊을수록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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