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뭄에 고환율·고금리·고물가…新 3高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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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0-0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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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달러 가뭄이 심해지면서 환율과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여기에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다소 안정되는 기미를 보이던 물가도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조만간 다시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의 신 3고(高) 시대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1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안이 상원 표결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8일 만에 하락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경상수지 적자에 글로벌 신용경색까지 심화되면서 달러 유동성이 크게 부족해진데다 각종 경제지표도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어려워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내외 각종 여건이 악화일로에 있어 환율 하락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 이후 두 달 동안 무려 200원 가까이 치솟으면서 한 때 1200원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달러 가뭄은 시중금리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금리를 아무리 높게 불러도 달러를 빌려주려는 곳이 없다.

해외 중장기 차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며 단기 차입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30일에는 금융기관 간 하루짜리 초단기 외화 거래인 오버나이트 금리가 10%대로 치솟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금 당장보다는 앞으로가 문제"라며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안이 통과되더라도 불안심리가 쉽게 가실 것 같지 않다"고 말해 달러 가뭄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중은행들이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출을 축소하면서 은행 대출에 목을 매고 있는 기업들은 당장 도산 위기로 몰리고 있다.

한 대기업은 고리대금에 가까운 연이율 18%짜리 회사채까지 발행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의 자금 차입에는 실패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리 18%는 정상 금리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며 "기업들의 자금난이 얼마나 심각한 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특히 은행권의 키코(KIKO) 상품에 가입했던 중소기업들은 흑자를 내고도 도산할 위기에 처해있다.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안정세를 보이던 물가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곡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환율 급등으로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가가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0.02%포인트 상승하지만 환율이 1% 오르면 유가의 4배에 달하는 0.08%포인트의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환율 폭등은 수입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물가가 오르면 가계 소득이 감소해 소비가 위축되고 전반적인 경기 둔화로 이어져 국내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갈 수 있다.

이광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통상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오지만 최근의 시장 상황에서는 이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져 있어 국내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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