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T 남중수 사장, 검찰수사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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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0-0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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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업계, 남 사장 구속에 무게 둬…시장침체 불안 = 검찰, ‘뒷돈’ 루트 정황 포착…협력업체 압수수색 = SKT-LGT, 사업확장 好期로 판단…시장강화 본격

KTF 조영주 전 사장 구속으로 시작된 검찰 수사가 모 기업인 KT 남중수 사장으로 확대되자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더욱이 검찰이 이미 남 사장이 그동안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왔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남 사장 역시 조만간 구속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그동안 SK브로드밴드, KT, LG파워콤 등 3사가 각각 방통위로부터 영업정지 제재를 수십일씩 받아 침체돼 있던 시장이 이번 사건으로 더욱 침체되지는 않을지 불안해 하고 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KT와 KTF CEO에 대한 비리혐의 수사가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텔레콤에게는 호재(好材)로 작용해 시장경쟁이 오히려 활성화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남 사장 구속으로 이어질까?
조영주 KTF 전 사장을 구속한 검찰의 칼날이 남중수 KT 사장에게 향하면서 남 사장의 향후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KTF 사건 발생 직후만 해도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는 검찰수사가 남 사장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검찰은 이미 남 사장이 납품업체로부터 1억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정황이 포착, 납품업체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울중앙지검 특수2부(윤갑근 부장검사)는 최근 KTF 납품업체 관계자가 남 사장 부인의 지인 명의계좌로 1억여원을 송금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U사, S사 등 KT와 KTF의 토직자들이 주축이 된 납품업체들이 수년간 KT와 KTF에 납품가격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뒷돈’을 제공해 왔다는 첩보를 입수, 이들 업체들의 사무실 및 임원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납품 명세 및 회계장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발 빠르게 이어지면서 업계는 남 사장 역시 조 전 KTF 사장과 마찮가지로 구속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이미 남 사장에 대한 비리혐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남 사장도 구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가뜩이나 침체돼 있는 통신시장이 이번 일로 더욱 침체될 것이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KT 악재는 SKT와 LGT의 호재(?)
KTF에 이어 모 기업인 KT마저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텔레콤에게는 오히려 호재(好材)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TV(IP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KT와 3세대(3G) 시장을 이끌고 있는 KTF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KT와 KTF 역시 양 사 수장들이 비리혐의로 검찰에 구속됐거나 수사를 받고 있어 회사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기 때문에 SK텔레콤과 LG텔레콤의 시장강화 정책을 눈 뜨고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선 SK텔레콤 입장에서는 가장 먼저 영업정지라는 초유의 사태를 감내한 SK브로드 밴드(구 하나로텔레콤)가 IPTV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우뚝 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국내 IPTV 시장을 선도했지만 최근 KT에게 밀려 2위로 떨어진 SK브로드밴드로서는 이번  남 사장에 대한 수사를 시장 강화로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이다.

최근 SK브로드밴드라는 사명을 변경한 것은 물론 결합상품 품목을 보다 세분화 하고 강화시킨 것 또한 이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오는 30일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실시간 방송이 포함된 IPTV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우선 100메가급 망이 갖춰진 서울과 경기지역에서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09년부터는 지방에도 망 확충을 통해 실시간 IPTV 서비스가 가능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LG텔레콤도 지난 달 23일부터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에만 한정했던 ‘LG파워투게더’ 할인 범위를 인터넷전화까지 확대시켜 통합 상품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어 KTF가 조 전 사장 게이트로 인해 3G 시장 1위라는 위치가 급속도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놓치지 않고 KT와 KTF에서 빠져 나온 가입자를 유치해 시장 선두 자리를 노린다는 입장이다.

LG텔레콤이 역시 그동안 통시시장의 만년 꼴찌를 탈출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근 내놓은 myLG070과 LG파워콤의 엑스피드를 묶은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결합상품을 통한 시장 강화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T· LGT, KT-KTF 합병반대
KT와 KTF의 합병이 올 해 안에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KT가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양 사 합병에 대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남 사장의 검찰 수사로 인해 그 결과에 관계없이 발표를 미룰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장들의 비리 혐의로 인한 KT와 KTF의 합병이 늦어질 수 있을 것이란 예측에 그동안 합병 반대를 외치던 SK텔레콤과 LG텔레콤 양 사 모두 반기고 있는 분위기다.

양 사 모두 공식적으로 KT와 KTF의 합병을 반대한다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유선시장 1위와 무선시장 2위 업체가 합병함에 따라 유선의 영향력이 무선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은 것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19일 제주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대상 'SK텔레콤 사업설명회'에서 공개적으로 "KT와 KTF가 합병하면 시장의 공정경쟁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합병 반대를 언급했다.

또 김 사장의 발언 시점이 KTF 조영주 사장이 중계기 납품업체 리베이트 의혹에 따른 검찰수사가 급진전 된 상황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LG텔레콤 역시 정일재 사장이 공식적으로 합병반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내부적으로는 합병을 반대한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텔레콤 관계자는 "KT와 KTF가 합병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양 사 합병이 시장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준 기자 sasor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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