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전세난…전세파동오나

전셋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강남보다는 강북이 더 심하다. 이에 따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정 장관은 최근 노원구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를 돌며 전셋값 동향 파악에 나섰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강북 일대의 전셋값 상승과 관련, "올해 수도권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이 14만7000가구에 달하고 규제 완화 이후 다세대ㆍ다가구 주택 공급이 늘고 있는 만큼 부동산시장이 곧 안정될 것"이라며 시장 분위기를 다독였다.

하지만 강북의 전세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전세 매물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결혼시즌과 이사철이 겹친 데다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중소형 평형대 아파트의 공급이 적었던 게 최근 매물 품귀현상을 부추겼다. 뉴타운 등 각종 개발호재도 이주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

전셋값이 급등한 것은 크게 늘어난 전세자금 대출 규모에서도 읽힌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난달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을 통해 무주택자에게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서준 금액은 모두 2481억원(기한연장 포함)으로 1월 1828억원보다 36%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1570억원)에 비해서는 58%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전세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시장에서는 갖가지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물건 하나에 여러명의 수요자가 몰려 계약금을 미리 걸어놓거나 대기순번을 받고 매물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강북지역에서는 흔한 풍경이 됐다.

서울 도봉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많지만 매물이 달려 구두계약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어느정도 부족한 경우라면 전세 및 매매가가 잠시 올랐다 제 자리를 찾겠지만 최근의 문제는 심리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시장 상황이 전세 수요를 한쪽으로 몰리게 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도 한 목소리를 냈다. 김 팀장은 "최근 강북지역의 전세값이 크게 오른 것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분양이 이뤄진 데다 매매가는 크게 오른 반면 최근 집값이 정체돼 새로운 구매심리가 생겨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매입보다는 전세를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강남 대체수요를 충족시키던 신도시가 노후화되며 매력을 잃은 반면 뉴타운 등 재개발이 본격화되는 강북이 새로운 강남 대체지로 떠올라 이주 수요가 몰리면서 중소형이라도 들어가고 보자는 심리가 이 지역의 전세난을 심화시켰다.

하지만 강북지역의 전세난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 팀장은 "최근의 중소형 아파트 선호현상이 대세로 굳어지기는 어려워 강북지역 전세시장도 곧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북지역 전세난을 심화시키고 있는 중소형 아파트는 주거 트렌드의 변화라기보다는 개발 혜택을 누리기 위한 강북권 진입 카드로 이용되는 측면이 더 크기 때문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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