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15일(현지시각) 물가 안정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향후 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면서 오는 27~2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금리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서다.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워시 의장은 이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대담하며 "연준은 9월 금리를 인상하면서 물가 안정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고, 통화정책을 더 긴축적인 방향으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FOMC 회의 결과를 미리 예단하지 않는다"며 "올해 남은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금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10월 FOMC 회의를 앞두고 워시 의장이 내놓은 마지막 주요 공개 발언 중 하나다. 연준 인사들이 회의 직전 정책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기 전인 만큼, 시장은 물가 압력에 대한 평가와 향후 금리 경로에 관한 언급을 주시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워시 의장의 발언에서 '금리 인상 힌트'를 찾지 못하면서 이달 말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워시 의장 발언 전 약 27%였던 10월 금리 인상 확률이 발언 이후 15% 아래로도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금융시장에서도 워시 의장이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지 않은 가운데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22% 하락한 101.82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연준이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뒤 12월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주목해왔다. 하지만 이번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잇따라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졌다. 이에 따라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PPI는 전월 대비 1.3%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0.6%)를 크게 웃돈 것으로, 2022년 3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날 발표된 CPI도 전년 동기 대비 3.7% 올라 시장 예상치인 3.6%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6%로, 4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물가 상승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뿐 아니라 생산 비용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한편 워시 의장은 이날 인공지능(AI)에 대한 낙관적인 발언도 내놓았다. 미국 CNBC 등 보도에 따르면 워시 의장은 "AI 수요 급증이 미국 경제에 엄청난 이점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경제의 수요 측면에 먼저 영향을 미치고, 중앙은행의 데이터 분석 역량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AI로 생산성이 높아지고 부도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 과정은 험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면서 AI의 경제 효과와 불확실성을 동시에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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