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투자심사 30건 모두 승인에…국감서 이해충돌·자금 배분 지적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의 투자심사 실효성과 이해충돌 관리 문제를 둘러싸고 국회에서 논란이 제기됐다. 올해 8월까지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 상정된 안건 30건이 모두 승인된 가운데 일부 투자 대상에 대해서는 사전 심사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다는 지적이다. 심의위원과 투자 대상 기업 간 이해관계가 확인된 사례도 7건에 달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성장펀드의 투자심사 과정과 심의위원회 운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올해 8월까지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 상정된 안건 30건이 모두 승인됐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그는 승인율이 100%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심의위원회가 실질적인 검증보다 이미 결정된 투자안을 추인하는 역할에 그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민관 합동 투자체계다. 정부는 당초 5년간 150조원 규모로 추진하던 국민성장펀드를 200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 의원은 투자심의위원회의 사전 검토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음에도 최종 승인이 이뤄진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AI 스타트업 퓨리오사AI 관련 투자안을 거론하며 일부 심의위원이 사업성 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투자가 결정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민간자금 유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측 자금이 먼저 투입된 사례도 거론했다. 박 의원은 민간 투자자금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37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추진됐다며 특혜 가능성을 제기했다.
  
심의위원들의 이해충돌 관리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박 의원은 승인된 30건 가운데 7건에서 심의위원과 투자 대상 기업 사이의 이해관계가 신고돼 해당 위원에 대한 제척·회피 조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 대상 기업의 계열사에서 사외이사를 맡거나 심의위원이 대표로 있는 법인이 투자 대상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례 등을 거론했다. 특히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이 해당 안건 심사에서 빠졌더라도 심의 전후 다른 위원들과 식사를 함께한 사례가 있다며 형식적인 제척 조치만으로 이해충돌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투자심의위원회 전체가 반대한 게 아니라 그중에서 반대 의견을 낸 사안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위원장은 "미리 한 게 아니라 거의 다 되고 일부가 없는 상황"이라며 민간 투자 대부분이 확보된 상태였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관련 심의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를 제척하고 있으며 투자심의위원회를 별도로 운영하는 등 의사결정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도 국민성장펀드의 투자 결정과 이해충돌 관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송 의원은 AI 기업 업스테이지와 퓨리오사AI에 대한 투자심의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제기된 사실을 거론했다. 특히 업스테이지 투자안의 경우 투자심의위원장이 재직하는 법인이 해당 기업의 주주여서 제척 사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전 심사에서 제기된 반대 의견이 최종 투자 결정 과정에서 어떤 검토를 거쳐 해소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투자심의위원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될 수 있으며 전체적인 논의를 거쳐 결정이 이뤄진다는 취지로 답했다.
 
국민성장펀드의 투자 대상이 특정 지역과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 의원은 현재까지 승인된 11건의 사업을 기준으로 투자 승인금액의 55.4%가 수도권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호남 지역의 비중은 28.7%인 반면 영남 지역은 7.9%에 그쳤다는 자료도 제시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지방 투자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호남 지역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대규모 신안 해상풍력 사업이 반영된 영향이라고 부연했다.
 
기업 규모별 자금 배분 문제도 제기됐다. 송 의원은 국민성장펀드 자금의 86%가 대기업에 배분되는 반면 중소기업 비중은 2%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정책 취지에 맞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한 코스닥시장 투자 확대 계획 역시 논란이 됐다. 송 의원은 금융위가 코스닥시장 수급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국민성장펀드 내 코스닥 투자펀드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점을 거론하며 정책자금을 통한 주가지수 부양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특정 주가지수의 상승을 정책 목표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투자 손실과 시장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 위원장은 코스닥지수 자체보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데 정책적 목적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간접투자펀드로 들어가면 민간이 거기서 매칭을 해서 하는 것"이라며 "코스닥 자체보다도 코스닥에 있는 기업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7.5조인데 그중에 코스닥펀드 같은 경우는 1500억"이라며 간접투자 자금 가운데 코스닥 투자펀드가 차지하는 규모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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