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영화 '암살자(들)' 삼류 음모론, 학생 역사관 왜곡" vs "국회가 영화검열위인가" 교육위 충돌

  •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 "미디어가 학생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 지대…단체관람 및 음모론 방치 시 미디어 리터러시 무색"

  • 최교진 교육부 장관 "역사적 사실과 허구 혼동 우려 공감…다만 일일이 학교 간섭하는 것은 한계"

  •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 "국회는 검열 기구 아냐" 끼어들며 고성… 與野 '사과 요구·진행 편파' 거친 설전

 7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업무보고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업무보고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2026년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첫 주자로 질문에 나선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허진호 감독의 신작 영화 ‘암살자(들)’을 전면에 띄웠다. 정 의원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대중 미디어와 영화적 허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경우 편향된 역사관과 가짜 음모론에 빠질 위험이 치명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교육 당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및 단체 관람 관리 실태를 정조준했다.

정 의원은 회의장 화면에 PPT 자료를 띄우며, 영화 제목 속 ‘암살자’ 뒤에 교묘하게 괄호로 묶인 ‘들’ 자를 지목했다. 마치 실제 저격범 외에 다른 암살자들이 더 존재하는 것처럼 암시해 배후 음모론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비판이다. 

정 의원은 실제 암살자인 문세광에 대해 일본 내 폭력혁명 단체에서 활동하다 조총련계 등의 사주를 받아 벌인 테러범이라는 사실이 2005년 1월 정부가 공개한 외교문서로도 명백히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당시 문세광 역시 조총련에 속아 중대한 과오를 범했다고 참회했음에도, 영화는 이러한 비극적 사건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중앙정보부의 자작극일 수 있다는 여운을 남기며 ‘삼류 음모론’을 깔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최근 울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 투표를 거쳐 단체 관람을 추진했다가 거센 파장 끝에 취소한 사례를 들며, 학교가 학생들의 단순 선호 투표만으로 무작정 관람을 추진하는 행태는 극히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미디어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정하면서, 특히 “역사적 사실을 모태로 허구가 가미된 작품은 학생들이 사실과 허구를 혼동할 우려가 큰 만큼 이를 명확히 구분해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영부인 시해라는 국가적 참사를 영화 소재로 삼아 음모론을 확산시키면 학생들에게 그릇된 잔상이 남아 허구를 진실로 믿게 되는 치명적 위험이 뒤따른다고 거듭 경고했다. 이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가 성명을 통해 “실제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다루면서 확인된 사실과 영화적 상상력의 경계를 흐려 청소년에게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라고 심각한 우려를 표한 사실을 전하며, “교육부가 단체 관람 등에 적극 관여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한국교총의 지적이 충분히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공감하면서도, 교육부가 학교 현장의 개별적인 단체 관람 여부에 일일이 간섭하는 데에는 현실적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답변을 들은 정 의원은 교육부 업무계획을 들며 학생들이 디지털 미디어 내용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분별력 있게 이용하도록 돕는 ‘미디어 문해교육’이 명시돼 있다는 점을 짚었다. 영화나 뉴스, 유튜브의 음모론을 분별하도록 역량을 기르겠다고 밝혀놓고도 정작 교육부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교육 실적이나 성과를 낸 적이 있느냐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때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마이크가 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 의원을 향해 “국회는 영화검열위원회가 아니다”라며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고 나섰다. 강 의원은 “야당이 영화 한 편을 문제 삼아 당력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교육위 국감장에서 영화 검열과 다름없는 주장을 펼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교육위 국감장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되자, 국민의힘 소속 김희정 교육위원장이 즉각 제지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타 위원의 질의 시간에 소리를 지르거나 의사진행발언으로 끼어드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대 의견이 있다면 본인의 질의 시간에 주장을 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김 위원장 “계속해서 회의를 방해할 경우 국감장에 앉아 있기 힘들 것”이라며 “필요하면 법사위로 가라”는 직격탄까지 날렸다. 이에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원장의 권위 있는 진행은 타당하지만 지나치게 위압적인 목소리로 회의를 이끌면 올바른 감사가 진행될 수 없다”며 차분한 진행을 요청하기도 했다.

소란이 가라앉자 정 의원은 신상 발언을 통해 강 의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정 의원은 “국민이 부여한 7분의 질의 시간 동안 의원의 소신과 철학에 따라 질문한 것을 두고 옆자리에서 동료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를 넘어선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질의의 옳고 그름은 국민이 평가할 몫”이라며 유감 표명을 촉구했다.

이에 강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9명 전원이 싱가포르 국제영화제 개막작 철회를 요구하는 등 당 차원의 움직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긴급하게 제 의사를 밝힌 것일 뿐 질의 자체를 방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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