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5차 발사 당일인 7일 전남광주 고흥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갰다. 나로우주센터로 향하는 길목마다 '누리호 5차 발사 성공을 기원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였다.
고흥우주발사전망대는 전날 저녁부터 이른 아침까지 발사를 직접 보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차장에는 수십 대의 차량이 들어찼다. 일부 시민은 전날부터 '차박'을 하며 자리를 지켰다. 다른 시민들은 보드게임을 하며 발사 순간을 기다렸다.
발사 시각이 가까워지자 시민들은 시야를 가리던 우산과 양산을 접고 전망대 울타리 앞으로 모여들었다.
낮 12시 25분, 누리호가 굉음과 함께 하늘로 솟구치자 전망대 곳곳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예상보다 큰 굉음에 놀란 시민들도 잠시 누리호의 궤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이들은 빠르게 치솟는 누리호를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환호성을 질렀다. 누리호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일부 아이들은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며 '멋있다', '진짜 빠르다'고 말했다. 이날 고흥우주발사전망대를 찾은 시민은 400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나로우주센터에서는 국민참관단 행사도 진행됐다. 우주항공청은 서울대 등 국내 항공우주공학과 대학·대학원생, 우주항공청 스페이스캠프에 참가한 고등학생 등 총 8명의 학생을 초청했다.
장정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학생은 "실제로 눈앞에서 보니까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학교에 돌아가서 전기 추진 쪽을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한흠 경상국립대 항공우주공학부 학생은 "4차 발사 때는 멀리서 봤는데 이번에는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았고 이번 참관으로 로켓 소재 쪽에 관심이 생겼다"며 "고분자복합재료인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쪽을 연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지켜본 누리호 5차 발사는 국내 발사체의 다중위성 수송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였다. 누리호는 역대 가장 많은 위성 15기를 싣고 우주로 향했다. 누리호 발사 역사상 처음으로 예정된 날짜와 시각에 지연 없이 이륙한 뒤 1단과 페어링, 2단을 차례로 분리했다.
이륙 약 12분 30초 뒤 3단 엔진 연소를 종료한 누리호는 고도 575.4㎞에 도달했다. 목표 고도인 570㎞를 기준으로 허용오차 ±15㎞ 범위를 충족한 수치다.
이어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2~6호를 35~40초 간격으로 한 기씩 분리했다. 위성 간 충돌을 막기 위해 발사체 상단의 자세를 바꿔 각 위성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내보냈다. 누리호가 주탑재위성 5기를 한 번에 목표 궤도에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진희 우주청 인공위성부문장은 "비교적 저렴한 소형위성 여러 기를 제작해 군집으로 운용하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이번 발사가 저비용 소형위성과 군집위성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10기 중 9기도 순차적으로 사출됐다. 사출되지 않은 쿼터니언이 제작한 큐브위성 1기의 경우 향후 정확한 미사출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우주항공 사업을 우리 미래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노력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1년회 1회씩은 발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주항공 사업 확대를 지시했다. 당초 2021년부터 2027년까지 6차례 발사 예정이던 누리호는 3280억원의 사업비 증액을 통해 2032년까지 5번의 발사 계획을 추가했다.
그 결과 전 정부에서 36개월만에 수행한 총 2차례 발사를 현 정부에서 17개월만에 달성했다. 이후에도 발사 횟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우주청은 2027년 하반기를 목표로 누리호 6차 발사를 준비한다. 6차 발사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도 더욱 확대된다. 일부 핵심 업무를 제외한 발사 준비·운용 전반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박종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5차 발사에서 한화에어로가 운용하지 않은 주요 영역은 탑재 컴퓨터, 관제 컴퓨터, 추진제 공급 계통 일부"라며 "6차 발사에는 한화에어로의 참여 범위를 확대해 민간이 더욱 주도적으로 발사 준비와 운용을 수행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도 "6차 발사에서는 거의 모든 콘솔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도 국가가 확보한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민간에 제대로 이전해 제품화와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발사 운용 역량을 계속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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