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5차 발사 성공 후 약 일주일 뒤에 열린 우주항공청(우주청) 국정감사에서는 산업화 전환을 뒷받침할 실행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야 의원들은 산하기관의 불투명한 계약, 저궤도 위성통신망 범부처 협의체의 부실한 운영 등을 따져 물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우주청을 대상으로 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이 열렸다.
오태석 우주청장은 정책 무게중심을 연구개발에서 산업 육성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오 청장은 "우주산업을 국가 미래 산업으로 만들어 가겠다"며 "차세대 발사체 개발로 발사 비용을 낮추는 한편 오는 2035년 한국형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2029년 달 궤도 통신 위성 발사, 2030년 소형 달 착륙선 발사에 속도를 내겠다"며 "2032년에는 독자적인 달 착륙 선도 기술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우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항공 산업의 육성 의지도 보였다. 오 청장은 "글로벌 민항기와 함께 차세대 민항기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수직 이착륙기 개발도 본격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현안 질의에서는 AI 우주데이터센터, 재사용 발사체 개발 현황, 저궤도 위성망 구축 현황 등이 다뤄졌다. 우주청의 산하기관 내부통제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주희 민주당 의원은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검증위성 발사가 오는 2030년으로 예정된 점을 지적했다. 이주희 의원은 "실증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 청장은 "우주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조속한 실증이 필요하다"며 "예산 심의 과정에서 검증위성 예산을 살펴봐달라"고 요청했다.
재사용 발사체 개발 일정도 공개됐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차세대 발사체 개발 진행 사업이 진척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오 청장은 "오는 2028년 기초적인 재사용 기술을 시연하고 2032년까지 재사용이 가능한 차세대 발사체 하드웨어를 완성할 것"이라며 "이후 실제 운용으로 관련 기술을 고도화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오는 2035년 구축을 목표로 한 한국형 저궤도 위성통신망은 국내 발사체 부족이 걸림돌로 지목됐다. 이연희 민주당 의원은 "총 512기 위성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국내 산업이 감당 가능하냐"고 물었다.
오 청장은 "누리호와 차세대 발사체만으로는 전체 위성을 쏘아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초기 구축 단계에서는 해외 발사체를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남국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형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을 위한 범부처 협력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남국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청, 국방부, 방위사업청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가 지난 3월 출범했지만 총리 주재 전체회의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에 오 청장은 "실무위원회는 여러 차례 열렸지만 총리 주재 회의는 없었다"며 "회의록 작성의 경우 과기정통부가 주도하고 있어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산하기관의 불투명한 계약 관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연희 의원은 "우주청 감사 결과 전·현직 직원이 설립하거나 인수한 기업에 총 498억원 규모의 계약이 돌아갔다"며 "이 가운데 한 업체가 위성 지상시스템 운영·정비 용역을 6년 연속 수주해 286억원을 받은 사례가 확인됐다"고 진단했다. 이연희 의원은 "직원의 친인척·지인이 설립한 업체에 계약 정보를 제공하고 24억원 규모 계약을 몰아준 정황도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오 청장은 "수의계약이나 경쟁업체가 없다는 이유로 특정 업체에 계약이 집중되는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며 "항우연·천문연과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우주위원회의 범부처 조정 기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주희 의원은 "지원 인력이 총 3명으로 범부처 조정 기능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다"며 "의결 안건 12건 중 11건이 정부위원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리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청장은 "국가우주위원회 다른 위원회처럼 상설 사무국을 둘 필요가 있다"며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논의를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민간인이 맡고 있는 부위원장 자리에 과학기술부총리를 공동 부위원장으로 두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누리호의 반복 발사, 독자적인 우주감시 역량 확보, 제2우주센터 입지 선정, 항우연·천문연 연구자의 처우 개선 등도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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