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6] 15년 만에 부산 찾은 양자경 "영화는 인생…봉준호·이창동과 작업 꿈꿔"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주인공이자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양자경 사진연합뉴스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주인공이자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양자경 [사진=연합뉴스]
(=부산) 아시아 여성 최초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이자 전 세계 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 배우 양자경(미셸 여)이 15년 만에 부산을 찾았다. 할리우드의 견고한 유리천장을 부수고 글로벌 시네마의 중심에 선 그는 "영화는 곧 나의 인생"이라며 끊임없는 도전과 연기 열정을 향한 묵직한 진심을 전했다.

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주인공이자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양자경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앞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양조위, 주윤발, 구로사와 기요시 등에 이어 올해의 수상자로 낙점된 양자경은 "15년이 흘렀음에도 멋진 도시에서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부국제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 시작해 글로벌로 나아가자는 목표로 긴 길을 걸어왔는데, 이 상을 받게 되어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주인공이자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양자경 사진연합뉴스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주인공이자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양자경 [사진=연합뉴스]

1985년 데뷔 이래 '예스마담', '007 네버 다이', '와호장룡' 등을 거쳐 2022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시아계 최초 오스카 여우주연상, 2026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아시아 여성 최초 명예 황금곰상까지 거머쥔 그는 할리우드 진출 초기의 뼈아픈 차별을 회고했다.

양자경은 "할리우드에 처음 갔을 때 가장 큰 충격은 내가 '마이너리티(소수자)'로 취급받는다는 것이었다"며 "'007' 시리즈가 내게 문을 열어주긴 했지만, 당시 아시안 배우에게 주어지는 역할은 중국 식당 종업원 같은 스테레오 타입뿐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와호장룡'을 기점으로 벽을 깼다.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이미지로만 소비되는 것을 거부하고 아시아 여성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역할을 확장하며 도전해 왔다"고 강조했다.

나이와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스펙트럼을 넓혀온 원동력은 '사랑과 열정'이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심장 박동을 오르게 하는 일을 좋아한다"며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신진 감독들과 작업하며 내가 모르는 프레시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즐겁다"고 미소 지었다.

한국 영화와 문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감추지 않았다. 양자경은 "K팝, K드라마, 한국 음식을 비롯해 특히 한국 사람들을 너무 좋아한다. 이창동 감독님의 '가능한 사랑'을 인상 깊게 봤고, 박찬욱·봉준호 감독과도 일해보고 싶다. 과거 함께 작업했던 정우성 배우와도 다시 만나고 싶다"고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다.

아시아 배우들의 잇따른 글로벌 낭보에 대해서도 벅찬 감정을 전했다. 윤여정의 한국 배우 최초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을 언급한 그는 "우리가 오스카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자 꿈같은 일"이라며 "한국 영화가 정말 잘하고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며 아시아의 훌륭한 성취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주인공이자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양자경 사진연합뉴스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주인공이자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양자경 [사진=연합뉴스]

이번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신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은 동양과 서양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한 양자경의 뚝심이 담긴 작품이다. 실화 바탕의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나이 든 이들도 포기하지 않는 회복 탄력성, 실패해도 계속 도전하는 이야기를 기다려왔다. '내 삶은 내 것'이라는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영화가 지닌 본질적인 의미를 되짚었다. 양자경은 "나에게 영화는 인생 그 자체다. 밖의 세상을 완전히 셧다운하고 내가 결정하는 삶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가장 진실한 순간"이라며 "영화는 내게 상상조차 못 했던 더 큰 삶을 줬고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게 한다"고 영화를 향한 짙은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양자경의 발자취를 기리기 위해 신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을 비롯해 그가 직접 선정한 대표작 '검우강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산디와라' 등 총 4편을 상영하는 '양쯔충 특별전'을 마련해 관객과 만난다. 제31회 부국제는 오는 15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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