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李 정부 2년차 국감 … 국정 바로 잡는 기회돼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 회의에서 여야가 부분 합의한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 회의에서 여야가 부분 합의한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감사가 6일 막을 올린다. 앞으로 3주 동안 국회 곳곳에서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국감이 정권 출범 불과 넉 달여 만에 열렸다면 올해는 다르다. 이재명 정부가 1년 넘게 추진해 온 정책과 국정 운영의 성과와 한계를 본격적으로 검증하는 첫 국감이다.

벌써부터 전선은 넓게 형성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책·민생 국감'을 내세우며 정부의 국정 성과를 부각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부동산과 재정, 안보, 인사 등 국정 전반의 문제를 파헤치는 '실정 검증'을 벼르고 있다. 검찰청 폐지를 비롯한 형사사법 체계 개편, 부동산과 전·월세난, 재정 문제, 대미 투자와 통상 협상 등 어느 하나 가볍지 않은 현안들이다.

국정감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감은 정부를 혼내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그렇다고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무대도 아니다. 행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제대로 사용했는지, 정책이 당초 의도대로 작동했는지, 잘못된 판단이나 행정의 사각지대는 없었는지를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확인하는 자리다.

야당은 정부를 공격하는 것만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의혹을 제기했다면 자료와 숫자로 입증해야 한다. 정책이 잘못됐다면 무엇이 문제이며 대안은 무엇인지 제시해야 한다. 한마디 실수를 끌어내기 위한 호통과 망신주기, 자극적인 장면을 만들기 위한 질의로는 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없다.

여당 역시 정부를 방어하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 국정감사에서 여당은 정부의 변호인이 아니다. 집권세력일수록 정부 정책의 허점을 먼저 찾아내고 잘못된 정책은 고치도록 요구해야 한다. 그것이 오히려 정부의 실패를 막는 길이다. 야당의 지적이라는 이유로 문제를 덮거나 전임 정부 책임으로 돌린다면 '민생 국감'이라는 구호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기업인을 무더기로 불러 세우는 관행도 되돌아봐야 한다. 국민적 의혹이 있거나 최고경영자의 책임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면 당연히 국회가 물어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 관심을 끌기 위해 기업인을 불러 몇 분 질문한 뒤 하루 종일 대기시키는 모습은 국감의 권위를 오히려 떨어뜨린다.

국정감사는 국회의 가장 강력한 행정부 감시 수단 가운데 하나다. 국회의원이 요구하면 정부는 자료를 내놓고 장관과 기관장은 국민 앞에서 답해야 한다. 그만큼 국회도 책임 있게 이 권한을 사용해야 한다.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어느 당이 더 큰 목소리로 상대를 몰아붙이는지가 아니다. 치솟는 주거비를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지, 세금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 것인지, 미국의 통상 압박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답이다.

여야의 충돌은 피할 수 없다. 오히려 치열하게 따져야 한다. 그러나 싸움의 대상은 상대 정당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과 행정이어야 한다. 숫자와 자료를 놓고 경쟁하고 더 나은 대안을 놓고 맞붙어야 한다.

3주 뒤 국감이 끝났을 때 고성과 막말, 정쟁의 장면만 남아서는 안 된다. 잘못된 정책 하나를 바로잡고, 낭비되는 예산 하나를 찾아내고, 국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제도 하나를 고쳤다면 그것이 국감의 성과다.

이재명 정부 2년 차를 검증하는 첫 본격 국감이다. 정부에는 지난 1년을 돌아보는 시험대이고 야당에는 견제 능력을 증명하는 무대이며, 여당에는 책임정치의 수준을 보여주는 자리다. 무엇보다 국회에는 국민이 부여한 감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지를 평가받는 시간이다. 이번만큼은 '누가 이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고쳤느냐'로 평가받는 국정감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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