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민의힘, '암살자(들)' 전방위 공세…與 "영틀막 정당" 맞불

  • 싱가포르영화제에 의원 전원 명의 철회 서한 추진  

  • 모태펀드 78억·국책은행 투자도 도마…與 "비판의 자유 탄압"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개막작 선정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보내기로 한 데 이어 모태펀드와 국책은행의 투자 과정, 네이버 평점 논란까지 문제 삼으며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영틀막(영화 틀어막기) 정당’이라고 비판하며 철회 요구를 즉각 거두라고 맞섰다.

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측에 ‘암살자(들)’의 개막작 선정을 철회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보내기로 했다.

당초 주진우 의원이 개인 명의로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혔지만 동참 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늘면서 당 차원의 대응으로 확대됐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데 동참하는 분이 많아 의견을 수렴해 원내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진우 의원은 앞서 공개한 개인 명의 서한에서 “영화는 살해당한 피해자의 가족을 가해 의혹의 당사자로 뒤집고, 아버지가 어머니의 죽음에 관여했다는 끔찍한 프레임을 실제 유족에게 씌운 것”이라며 “희생자와 유족을 모욕하는 패륜적 역사 왜곡에 영화제 권위를 빌려주지 말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영화에 투입된 투자금의 출처와 투자 과정도 문제 삼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국벤처투자로부터 제출받은 투자 내역을 분석한 결과 9개 모태펀드 자조합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암살자(들)’에 총 78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가운데 총 24억원을 투자한 조합 3곳의 대표가 민주당 또는 현 정부와 관련된 위원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일신창업투자 대표는 민주당 신성장특별위원회 위원을, 케이씨벤처스 대표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대통령 소속 자문기구인 대중문화교류위원회 투자분과 위원을 각각 맡은 바 있다. 솔트룩스벤처스의 모기업 솔트룩스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위원장을 맡았던 민주당 인공지능(AI) 강국위원회의 부위원장을 지냈다.

다만 한국벤처투자는 개별 투자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국벤처투자 측은 “개별 투자 대상 선정 및 투자 여부 결정은 조합 업무집행조합원의 고유 권한”이라며 “한국벤처투자는 개별 투자 심의·의결 과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김 의원실에 설명했다.

김 의원은 “악의적이고 패륜적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는 영화에 문체부 모태펀드가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투자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국책은행의 제작사 투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암살자(들)’의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 산업은행은 140억원을, 중소기업은행은 142억원을 간접 투자했다”며 “사실상 국책은행 돈으로 이 제작사의 배를 불려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즉시 투자금을 회수하고 투자 경위를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네이버의 영화 평점 게시판 운영을 둘러싼 공세도 이어졌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네이버가 ‘암살자(들)’ 평점 게시판의 기본 설정을 최신순으로 변경한 것을 두고 “매크로 조작 탓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한다”며 “그래서 최신순으로 변경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한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대한민국 최대 포털의 추천 시스템이 매크로 하나에 속수무책으로 뚫릴 만큼 허접하다는 뜻인가”라며 국정감사에서 네이버의 평점·댓글 운영과 여론 조작 가능성 등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도 공세를 이어간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5일 충북 옥천군에 있는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이 같은 움직임을 ‘문화 검열’이라고 규정하며 반발했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국제영화제 상영 여부에까지 관여하는 ‘영틀막 정당’인가”라고 비판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윤석열 정부 당시 고등학생 풍자만화 논란 등을 거론하며 “낯선 장면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입만 열면 자유를 외치지만 정작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은 가차 없이 입을 틀어막는다”며 “자유를 말하면서 비판의 자유를 탄압하는 꼰대 정당이 국민의힘의 실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대한 상영 철회 요구를 즉각 거두라”며 “문화를 향유할 관객의 권리를 빼앗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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