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아하게'부터 '지뢰밭'까지…오늘의 정치인 SNS 훑어보기

10월의 첫날, 정치인들의 SNS를 훑다 보면 공통점이 눈에 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싸우는 듯하지만, 정작 부딪힌 건 '단어 하나'였다. 대통령이 쓴 '좌아하게', 국군의날 기념사의 '불의의 사고', 박주민 의원 글에 등장한 '자작극'. 오늘 올라온 글들을 단어를 따라 풀어봤다.
 
① '좌아하게' 한 단어에 엇갈린 반응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0일 올린 게시글 출처이 대통령 엑스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0일 올린 게시글. [사진=이 대통령 X 캡처]


요즘 이 대통령의 X 타임라인이 부쩍 바빠졌다. 수차례 다른 이용자의 글을 공유하며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유튜버 김어준 씨가 지난 28일 이 대통령이 '알고리즘 감옥'에 갇혔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공유를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내가 누군가의 글을 인용하는 것은 그의 모든 과거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걱정 섞인 글에 답하는 형식으로 SNS 활용론도 내놨다. 언론 기득권자들이 자신을 공격할 때 국민과 자신을 이어준 것이 SNS라며, 어려울수록 중간 매개체 없이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지지자들에게는 멸칭이나 거친 말 대신 품격 있게 주장하라고 당부했다.

 

1일 이재명 대통령이 X에 올린 게시글 출처이재명 대통령 X 캡처
1일, 이재명 대통령이 X에 올린 게시글 [사진=이재명 대통령 X 캡처]


1일 오전 8시 19분, 이번에는 짧은 글이 올라왔다. 지지자 계정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많이들 함께 해주세요, 좌아하게 말입니다"라고 쓴 것이다. 공유된 글은 "이재명 대통령님 좀 쉬면서 하셔요… 이재명 정부의 모든 일을 기록하지 않는데도 200건을 돌파했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정부 성과를 기록하는 시민참여형 위키 계정에 올라온 것이었다.


'좌아하다'는 이 대통령 지지자 커뮤니티에서 '우아하다'를 '좌(左)'로 바꿔 쓰는 패러디 표현이다. 이를테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좌아한 석저씨(우아한 김민석 아저씨)'라고 부르는 식이다. 공교롭게도 사전에는 벼슬아치가 관아에 출근해 있다는 뜻의 '좌아(坐衙)'가 따로 있다.

SNS 빈도 논란에는 민주당 지도부도 답했다. 김민석 대표는 1일 당 유튜브 채널에서 "꼭 세상을 옛날 문법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과하다 싶으면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무소속의 의원 페이스북 게시글 출처한동훈 페이스북 캡처
한동훈 무소속 의원 페이스북 게시글 [사진=한동훈 페이스북 캡처]


'좌아하게'는 야권에서도 곧바로 화제가 됐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좌아하게'라고 이재명 대통령이 썼습니다. 멘탈 나간 대통령이 운전하는 대한민국이 걱정됩니다"라고 적었다. 한 의원은 꾸준히 SNS를 통해 이 대통령을 비판했고, DMZ 지뢰 사고 현장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 이어왔다. 합동참모본부는 작전 인원 편성과 이동로 안전성 평가 등을 진행 중이라며 조사 지연 주장을 반박했다.

이처럼 단어를 둘러싼 공방은 안보 문제로도 번졌다.
 

② '지뢰'냐 '불의의 사고'냐
먼저 사고부터. 지난 21일 DMZ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우리 장병 3명이 지뢰 폭발로 중·경상을 입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고, 30일에는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이번 사고를 북측의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음모론 없었으면

이 대통령은 사고 발생 직후인 21일 X에 쾌유를 비는 글을 올렸지만, 공개 석상에서 직접 언급한 것은 29일 국무회의가 처음이었다. 이 대통령은 유엔군사령부(유엔사)와 협조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밝히라고 지시하며 "안보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근거 없는 음모론을 부추기면서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책임은 분명히, 대응은 냉정하게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 발언 이후 SNS에서 북한을 향해 먼저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유엔사가 지뢰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했는데도 북한이 '자작극'이라며 책임을 부인하고 보복까지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의 대북 확성기 재설치·대북방송 재개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때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뒤 한반도 상황이 일촉즉발까지 갔던 점을 짚으며 "북한의 위협에 물러서지 않는 것도 안보, 북한이 원하는 긴장의 악순환에 끌려가지 않는 것도 안보"라고 썼다. 한마디로 강경 대응은 하되 긴장은 키우지 말자는 주문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게시글 [사진=박주민 페이스북 캡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게시글 [사진=박주민 페이스북 캡처]
 

가장 확실한 안보는 평화

이 대통령은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부상 장병들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 비무장지대에서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당하신 장병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했고, 이어 "가장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즉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과 북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함께 이기는 길'을 찾고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며, 북측에는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함께하라고 촉구했다.
 

군 개혁 구상도 내놨다. 국군사관학교 창설 추진, 선택적 모병제 등이다. 방첩사·정보사를 포함한 군 정보기관은 이미 전면 개편했다고 밝히며, 군에 의한 불법적 내란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사
    계룡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101
이재명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사 (계룡=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10.1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

가장 거센 반응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쪽에서 나왔다. 장 대표는 기념사를 두고 "끝내 북한에는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며, '지뢰'라는 단어도 꺼내지 않고 '불의의 사고'라는 표현으로 넘어갔다고 비판했다. 열흘 전 북한 지뢰에 전우의 발목을 잃은 군 앞에서 '함께 이기는 길'을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군 정보기관 개편에 대해서는 "북한 김정은 들으라는 소리"라고 했고,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언급하며 "그 지뢰가 폭발하기 전에 국민이 끌어내릴 것"이라고 썼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게시글 [사진=장동혁 페이스북 캡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게시글 [사진=장동혁 페이스북 캡처]


다만 이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에서 "지뢰 사고로 3명의 장병이 큰 부상을 당했다"며 '지뢰'라는 표현을 직접 쓴 바 있다. 장 대표의 지적은 국군의날 기념사에 대한 것이다. 참고로 장 대표는 지난해 참석했던 국군의날 기념식에 올해는 나오지 않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