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삼성·SK 中공장, 공급망 위험"…中 "동맹국 생산거점까지 압박"

  • -관찰자망 "장비 통제 넘어 中 생산능력 축소 요구로 바뀔 가능성"

  • 美의회, 한중 관계 개선도 우려…국무부에 이달 말까지 브리핑 요구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의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이 미국 공급망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에서는 이를 두고 미국이 동맹국 기업의 중국 내 생산 축소까지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일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존 물레나르(공화·미시간) 위원장이 최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두고 "미국이 반도체 동맹에 요구하는 내용이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레나르 위원장은 서한에서 한중 관계 개선에 우려를 나타내며 한국 기업들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이 미국 공급망을 중국의 압박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산시성 시안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장쑤성 우시·랴오닝성 다롄 공장을 직접 거론했다. 이들 공장은 양사의 주요 메모리 생산거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약 30∼35%가 중국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전체 D램 생산의 약 35∼40%, 낸드 생산의 40∼45%를 중국이 차지한 것으로 봤다.

관찰자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공급망의 핵심 기업인 만큼 상당한 메모리 생산능력이 중국에 남아 있다는 점을 미국이 문제 삼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동안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정책은 중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앞으로는 동맹국 기업의 생산시설이 중국에 집중돼 있는 것 자체를 공급망 위험으로 보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의 장비 반입 정책도 이미 강화됐다. 미국 정부는 2023년 양사의 중국 공장을 수출통제 예외 대상인 '검증된 최종사용자'(VEU)로 지정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미국산 장비를 별도 허가 없이 반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해 VEU 지위를 취소하고 필요한 장비의 반입 물량을 매년 심사해 승인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관찰자망은 이에 따라 양사가 장기간 적용되는 수출통제 예외에서 벗어나 매년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관찰자망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향후 미국의 압박이 중국의 첨단장비 확보를 막는 데서 나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생산능력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양사가 수십년간 중국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구축해온 만큼 단기간에 생산기지를 이전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역시 AI와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변수다.

물레나르 위원장은 반도체 문제뿐 아니라 최근 한중 관계 개선 움직임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고 올해 초 이재명 대통령이 6년 만에 중국을 찾은 점 등을 거론하며 한중 정상 간 교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와 소비자 보호, 사이버보안, 제품 안전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 당국이 미국 기업인 쿠팡보다 중국 기업에 상대적으로 관대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물레나르 위원장은 국무부에 이달 말까지 한중 관계 전반에 대한 브리핑을 요구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서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구체적으로 논평할 수 없다면서도 한미동맹은 한국 외교정책의 근간이며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 동맹관계를 발전시키고 있고, 한국 규제 당국은 국내에서 사업하는 모든 기업을 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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