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출범 하루 전인 1일까지도 중수청으로 가는 일부 검사와 수사관들은 자신이 어디로 출근해야 하는지조차 통보받지 못했다. 중수청 본청이 들어서는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는 여전히 공사판이다. 통신망과 보안망도 완성되지 않았다. 인터넷망과 전화망, 방화벽 등의 설치 완료 시점은 12월 말이다. 경찰과 사건기록을 주고받을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연동도 준비되지 않았다. 21세기 IT강국 대한민국에서 종이 파일을 들고 기관 사이를 뛰어다녀야 할 판이다. 유치장도 없어 인근 경찰서를 빌려 써야 한다. 이것이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을 맞은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가.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은 여야 합의로 처리되지 않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반대했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이번 개편이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의석수에 의존한 것이라면, 다음 국회에서 다수당이 바뀌었을 때 반대 방향의 입법이 추진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미래의 국회가 검찰청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법을 바꾸는 것은 법적·정치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때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2년 만에 청사를 다시 옮기고 간판을 또 바꿀 것인가.
여기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책임의 실종’이다. 정부·여당은 “초기 혼선”이라며 “몇 달 뒤 시스템이 안정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할 것이다.
그러나 사건 당사자에게는 단순한 ‘시행착오’가 아니다. 사기 피해자가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시간이다. 성폭력·스토킹 피해자가 두려움을 안고 살아야 하는 시간이다. 억울하게 피의자가 된 사람이 사회적 늪 속에서 헤매야 하는 시간이다.
정부·여당에 다시 한번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2일부터 정상적인 수사와 기소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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