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가열되고 있다. 11년 만에 열리는 최대 외교 이벤트의 관심사는 인공지능(AI) 산업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AI 기술 탈취에 대한 압박을 시사한 가운데 미·중 반도체 공급망에 깊게 관여한 한국의 반도체·소부장주가 중장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5%(113.49포인트) 오른 7007.72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70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10일(7033.92)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개인이 2조9790억원, 외국인이 1719억원어치를 팔았지만 기관이 1조4924억원, 금융투자 1조2471억원, 기타법인이 1조6585억원어치를 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반도체와 소부장주는 대중 AI 규제 강화와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전 거래일 대비 4.98%(1만3000원) 오른 27만4000원,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주인 SK하이닉스가 전 거래일 대비 0.59% 오른 18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BM 및 반도체 후공정주로 분류되는 한미반도체는 전 거래일 대비 0.21% 오른 23만6500원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도 소부장 기업이 웃었다. 미·중 AI 경쟁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해 설비 투자가 늘면 이익 증가 속도가 빠른 전공정·후공정 장비 기업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레이저 장비와 HBM 첨단 패키징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이오테크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6.73%(3만500원) 상승한 48만4000원, AI 가속기 업체인 ISC는 6.87%(1만2800원) 상승한 19만9100원, 웨이퍼 결함을 제거하는 열공정 기업인 HPSP는 1.48%(800원) 상승한 5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소재주로 분류되는 솔브레인도 전 거래일 대비 3.02%(1만원) 상승한 34만1000원, 동진쎄미켐은 전 거래일 대비 3.28%(1350원) 상승한 4만2550원에 마감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중 AI 신경전의 서막이라는 점에서 장기 랠리의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딥시크 등 중국 AI 기업들은 오픈웨이트(가중치 개방형) 모델을 통해 미국의 AI 기술을 모방하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을 취해왔는데 미국은 이런 행위를 '증류(distillation·기술 탈취)'로 보고 대중 AI 규제를 서두르고 있다. 실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중 정상회담 전 양국 고위급 협상에서 관련 논의가 주요 의제라는 사실을 시사했다.
대중 반도체 규제는 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출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회담 결과에 따라 미국의 강력한 대중 증류 규제가 탄생하면 한국 반도체 수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 투심이 살아날 수 있다. 중국이 첨단 반도체, 컴퓨팅 접근 등이 제한된 상황에서 프런티어 AI 개발 경쟁까지 미국에 뒤지면 현재의 기술격차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관련 투자를 늘리면 AI 반도체 밸류체인을 장악한 한국이 유리하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 AI 모델을 저렴하게 활용해 개발하는 경로가 막히면 중국 내 HBM, GPU, AI 가속기 등의 수요가 폭발해 한국 AI 메모리, HBM 장비, 후공정 등 공급망 전반에서 수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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