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가 1200개 시대를 눈앞에 둔 가운데 패시브 ETF 3개 중 1개는 다른 상품과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과 S&P500 등 인기 지수를 중심으로 '닮은꼴 ETF'가 쏟아지면서 운용사 간 상품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는 총 1171개다. ETF가 추종하거나 비교지수로 활용하는 기초지수는 887개, ETF 운용사는 28곳이다.
아주경제가 지난 18일 기준 한국거래소 ETF 전 종목 기본정보를 분석한 결과, 전체 ETF 가운데 패시브 ETF는 847개로 집계됐다. 이 중 299개(35.3%)는 자신과 같은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다른 패시브 ETF가 존재했다. 패시브 ETF 3개 중 1개꼴로 같은 지수를 놓고 다른 상품과 경쟁하는 셈이다.
특히 국내외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에 여러 운용사의 상품이 몰렸다. 레버리지·인버스 등 구조가 다른 상품을 제외한 일반 패시브 ETF를 기준으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품은 15개였다. 미국 대표지수인 S&P500을 추종하는 상품도 15개, 나스닥100을 따라가는 상품은 10개로 집계됐다.
같은 지수를 추종한다고 해서 ETF의 조건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운용사에 따라 보수와 거래 규모 등이 달라진다.
실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일반 패시브 ETF 15개의 공시 총보수는 연 0.017~0.325%로 집계됐다. 가장 낮은 상품과 높은 상품 사이에 약 19배 차이가 났다. RISE 200과 PLUS 200, ACE 200의 총보수는 각각 연 0.017%인 반면 TREX 200은 연 0.325%였다. KODEX 200은 연 0.15%, TIGER 200은 연 0.05%였다.
S&P500 상품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일반 패시브 ETF 15개의 공시 총보수는 연 0.004~0.070%로 분포해 가장 낮은 상품과 높은 상품 사이에 17배 넘는 차이가 났다.
ETF 상품 수는 올해 들어서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8일까지 신규 상장된 ETF는 137개다. 이 가운데 상반기에만 99개가 상장됐고 하반기 들어서도 신규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특정 산업을 세분화한 상품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도 국내 HBM 반도체와 AI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미국 AI 메모리, 에이전틱 AI 등에 투자하는 ETF 4종이 한꺼번에 상장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같은 코스피200이나 S&P500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도 보수와 거래 규모 등이 다른 만큼 어떤 지수를 선택할지뿐 아니라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 가운데 어떤 ETF를 고를지도 따져볼 필요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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