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 화천군 사내면 신청사 어디로…이전 땐 38년 청사 주민 품으로 돌아가나

  • 현 청사 재건축·맞은편 신축 2곳 압축…21개 리 주민 의견 수렴

  • 행정 연속성·부지 비용·기존 청사 활용·관광 연계 종합 검토

광덕터널 개통과 관광개발을 앞두고 130억원 규모의 신청사 입지 논의가 진행 중인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전경 사진화천군
광덕터널 개통과 관광개발을 앞두고 130억원 규모의 신청사 입지 논의가 진행 중인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전경. [사진=화천군]

총사업비 130억원 규모로 추진되는 강원 화천군 사내면사무소 신청사의 입지 논의가 본격화됐다.
 
화천군이 현 청사 재건축과 도로 맞은편 신축 등 2곳으로 후보지를 압축한 가운데 주민 편의와 행정 효율, 사업비에 더해 38년 된 현 청사의 활용 가능성도 주요 판단 기준으로 떠올랐다.
 
사내면 이장단 등에 따르면 21개 리 이장 21명은 오는 22일 열리는 이장단회의까지 마을별 주민 의견을 취합한다. 사내면사무소는 이를 종합해 화천군에 보고하고, 군은 제출된 의견을 검토해 신청사 건립 방향에 반영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4일 사내종합문화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는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당시 6∼7개 검토 대상지가 제시됐으며, 군은 이후 현 면사무소 부지와 도로 맞은편 부지로 공식 후보지를 압축했다.
 
신청사는 총사업비 130억원 규모의 단독 청사로 추진된다. 군은 국비 65억원 확보에 나선 상태다. 설계와 착공, 준공 목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 청사를 철거하고 같은 자리에 다시 지으면 주민들에게 익숙한 행정 중심지와 접근성을 유지할 수 있다. 별도의 토지 매입 부담과 관련 행정절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면 공사 기간 임시청사를 운영해야 한다. 임시청사로 옮긴 뒤 신청사 완공 후 다시 이전해야 해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주민과 공무원 모두 민원 이용과 업무 처리 과정에서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도로 맞은편에 신청사를 지으면 기존 청사를 사용하면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행정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과 인근 공영주차장을 활용하기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다만 맞은편 후보지는 민간 소유 토지 비중이 커 부지 매입비가 추가된다. 대상 토지의 면적과 소유관계를 확인한 뒤 감정평가와 토지 소유자 협의 등의 절차도 거쳐야 한다.
 
신청사가 이전하면 현 청사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사다.
 
현 청사는 건축물대장상 1988년 1월 22일 사용승인을 받은 연면적 1,310㎡ 규모의 건물이다. 38년 넘게 주민등록과 각종 증명 발급, 농정·복지 상담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업무를 담당하며 사내권 행정의 중심을 지켜왔다.
 
청사를 이전할 경우 현 건물을 주민자치 프로그램과 회의, 여가활동 등을 위한 공동이용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공식적으로 확정된 계획은 아니며, 입지 결정 이후 건물 상태와 리모델링 비용, 운영 주체 등에 대한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 출향민들도 신청사 건립과 이전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랜 세월 사창리 중심을 지켜온 현 청사가 50∼60대 출향민들에게 고향의 기억이 남아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사내초·중·고 출신 길모씨는 “낡고 좁은 면사무소를 새로 짓는 것은 환영하지만 현 청사에는 우리 세대의 추억이 많이 남아 있다”며 “예전 시골에서 면사무소는 주민들이 크고 작은 일을 해결하던 중요한 기관이자 지역의 중심이고 든든한 버팀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시절에는 면사무소가 쉽게 드나들기 어려울 만큼 권위 있는 기관으로 느껴지기도 했다”며 “이제는 주민들이 편하게 찾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되 오랜 세월 쌓인 기억과 역사도 함께 담았으면 한다”고 했다.
 
입지 결정은 앞으로 달라질 사내면의 교통·관광 환경과도 맞물린다.
 
경기 포천시 이동면과 화천군 사내면을 연결하는 광덕터널은 2031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터널이 개통하면 포천 이동과 화천 사창리 사이 통행시간이 약 26분에서 5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화천군은 터널 개통 전후인 2028년부터 2032년까지 삼일리에 60억원 규모의 ‘한반도 중심 수목원’을, 사창리에는 35억원 규모의 화목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신청사 역시 이들 관광자원과 지역 상권, 새로운 교통 흐름을 연결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창리에서 떨어진 마을의 한 이장은 “주민들은 면사무소 위치뿐 아니라 관광사업이 언제 시작되고 지역경제가 언제 살아날지에도 관심이 많다”며 “어디에 짓든 주민들이 실제로 활용하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청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창리의 한 이장도 “마을마다 선호하는 위치가 다르면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며 “두 후보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주민 편의와 사내면의 규모, 관광도시로서의 상징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입지 결정은 신청사 건립의 출발점이다. 군은 주민 의견과 함께 부지 매입비와 임시청사 운영비, 접근성과 주차 여건, 행정업무의 연속성, 기존 청사의 활용 가능성을 같은 기준에서 비교해야 한다.
 
김세훈 화천군수가 사내면 관광산업 육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해 온 만큼 이번 입지 결정은 군정 구상을 실제 공간에 어떻게 담아낼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어느 곳이 선정되더라도 후보지별 장단점과 선택 근거를 주민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새 청사가 편리한 행정공간이 되는 동시에 주민들의 기억을 이어가고, 변화하는 관광환경과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보탤 수 있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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