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 겸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이 한돈산업 현안 해결을 위해 정부 정책이 현장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과 가축분뇨, 축사시설 규제 등 주요 제도를 농가 현실에 맞게 고쳐야 지속 가능한 생산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한돈협회와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16일 세종시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한돈산업 주요 현안과 향후 정책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 간담회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농식품부 관계자, 협회·자조금 임직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인사말에서 “협회는 권리 보호 단체지만 우리의 이익만 쫓으면 정부와 소통할 수 없다”며 “정부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농가 입장을 관철하는 역할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이후 정부·국회와의 소통을 통해 유통, 방역, 가축분뇨 자원화 등 분야에서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 정책에 대한 대응 방식과 관련해 “아스팔트 농사는 짓지 않겠다”며 “정부 정책 대상자가 아니라 동반자로서 정부를 설득하고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현장 중심 방역체계 전환을 꼽았다. 이 회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응 과정을 언급하며 “방역을 위한 방역이 아니라 질병을 막기 위한 방역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ASF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긴급행동지침(SOP) 개선, 농가 귀책사유가 없는 피해에 대한 합리적 보상체계 마련, 이동제한 기준 완화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최근 구제역 SOP 개정으로 시군 최초 발생 기준 조정, 방역대 내 생축 이동 허용, 부분 살처분 농장 출하 허용 등이 반영됐다는 점도 소개했다.
살처분 보상체계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협회는 최초 신고 시 살처분 보상금을 80%에서 100%로, 추가 발생 시 80%에서 90%로 높이는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향후 전액 보상 현실화와 재입식 전 휴지기간에 대한 경영 손실 보상도 지속 건의할 계획이다.
가축분뇨 정책에 대해서는 자원화 관점의 제도 전환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가축분뇨는 폐기물이 아니라 자원”이라며 액비 활용 확대와 비료 자원화를 위한 규제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협회는 비료생산업으로 등록된 액비의 관할을 환경부 소관 가축분뇨법에서 농식품부 소관 비료관리법 체계로 이관해 살포 기준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암모니아 배출기준 완화 등 실질적인 규제 개선도 병행 중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방역순치돈사 제도화와 축사시설 현대화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역순치돈사는 외부에서 들여오는 후보종돈의 질병 적응 과정을 관리해 농장 내 질병 확산을 막고 생산성을 높이는 시설이다.
이 회장은 “생산성을 높이려면 시설 현대화와 질병 관리가 먼저”라며 “국토교통부의 건폐율 규제와 기후부의 배출시설 기준 문제를 농식품부와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돈 소비 확대와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한돈자조금은 국내 소비 촉진과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홍보사업을 이어가고, 싱가포르와 몽골 등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이 회장은 “정부 정책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며 “정부, 국회, 언론과 긴밀히 협력해 한돈 농가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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