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돈 칼럼] 투기의 온실이 된 '레버리지 ETF' 손질 시급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ETF(상장지수펀드)
 
ETF(상장지수펀드)란 발행 회사가 여러 주식, 단기 미국 국채 혹은 회사채 등의 평균가격, 즉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투자하는 증시 상장 상품이다. ETF 발행사는 발행한 ETF 지분을 공인중개자(AP)에게 대단위(주로 5만주 단위)로 거래를 하고 공인중개자는 이를 개별 투자가에게 매각하는 형태를 취한다. 1989년에 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참여지분(Index Participation Share·IPS)이라는 상품이 출시된 것이 최초의 ETF 상품이다. 그러나 이 상품은 실제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주가지수’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현물투자가 아니고 일종의 선물계약 거래이므로 현물을 거래하는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서 곧바로 상장 폐지되었다. 그렇지만 ETF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매력, 특히 소액 개인투자가의 접근성 및 투자 주식 종목 선정의 편의성 때문에 캐나다와 유럽 등지에서 ETF가 성공하자 1993년 1월 S&P예탁증서(SPDR·속칭 Spiders)가 발매되었고 바클레이스, 뱅가드, 스테이트 스트리트 등 여러 증권운용사들이 다양한 형태의 ETF 상품을 출시하면서 보편화되었다. ETF 시장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급팽창을 거듭하고 있는데 2026년 5월 현재 미국의 ETF 운용자산 규모는 15조700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10월 처음 ETF가 도입되었는데 2023년 6월 운용자산 규모는 100조원에서 3년 뒤인 2026년 5월 다섯 배인 500조원으로 빠른 신장세를 보였다. 이 기간 동안 월평균 코스피 지수가 2600에서 6060으로 2.3배 오른 것에 비하면 훨씬 빨리 성장한 것이다.
 
ETF 상품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소액으로 분산 투자가 용이하며, 특히 반도체나 금융과 같은 특정 투자군에 특화된 ETF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밖에도 국내 ETF 거래에는 증권거래세가 없으며 다른 펀드에 비해 손쉽고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 반면에 단점도 있는데 ETF의 주당 실제 자산가치와 매수호가에 괴리가 발생하여 개인투자가에게 불리하게 설계된 경우가 많으며 운영사가 액티브하게 자율적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변경하는 경우 개인투자자들은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수용해야 하고 또 운용보수를 지불해야 한다. ETF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게 된 원인은 첫째로 증시 가격지수가 급격하게 오르는 데다, 둘째로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 연금자산이 대규모로 유입되었으며, 셋째로 월 배당 혹은 금리 등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하는 ETF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진 데다, 넷째로 공모자금이 단기간 투자가 가능한 ETF 시장으로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가 된 레버리지 ETF : 시장변동성 확대
 
ETF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증시에 문제가 불거진 것은 속칭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2006년 최초로 레버리지 ETF가 발매되었지만 우리나라는 2026년 5월이 되어서야 선진 자본시장 발전을 따라잡기 위하여 단일 종목에 대한 레버리지 ETF를 허용했다. 레버리지 ETF란 단순히 상장지수를 대상으로 투자하여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수익률을 인위적으로 일정률로 확대시키기 위해 매일 단위로 차입을 일으켜 파생상품 투자를 병행하는 ETF를 말한다. 레버리지 ETF는 사실상 ETF라고 하기보다는 ETF를 기초로 하는 (선물형) 파생상품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즉 수익률을 2배 혹은 3배의 목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선물시장을 통해 해당 주식을 더 매입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특정 지수(A)의 두 배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레버리지 ETF'가 있다고 하자. 지수 A가 100일 때 해당 ETF에 100만원을 투자했다고 하자. 그러면 투자운용사는 투자수익을 두 배로 늘이기 위해 선물시장에서 주식을 100만원어치 더 매입한다. 당일 포트폴리오는 현물 100만원, 그리고 선물 100만원이 되는 것이다. 만약 수익률 목표를 세 배로 책정했다면 선물시장에서 200만원어치를 추가로 매입해서 자산 포트폴리오는 현물 100만원, 선물 200만원이 된다. 지수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상승한다면 투자운용사는 수익률을 배수로 올리기 위해 계속해서 해당 상품을 선물시장에서 매입해야 한다. 시장 수익률의 몇 배에 해당하는 투자수익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쏠리는 것이다. 위험은 지수가 하락할 때 발생한다. 10% 올랐던 지수가 다음 날 9.1% 하락하는 경우 당초 100만원을 투자한 일반 ETF 투자가의 투자가치는 당일 110만원이 되었다가 9.1% 하락한 그 다음 날은 100만원이 되어 투자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 배 레버리지 ETF에 100만원 투자한 투자가는 투자 당일 120만원이 되었다가 9.1% 하락한 그 다음 날에는 18.2% 손실률이 발생하여 투자자산이 98.16만원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투자가의 수익손실률이 크게 증폭되어 미미한 주가 하락에도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이런 현상을 변동성 끌림(volatility drag·일명 볼 드래그)이라고 한다.
 
증시 불안과 정부의 대응 방향
 
최근 국내 주가,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락한 근본 원인을 2026년 5월 레버리지 ETF가 도입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전문가가 많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레버리지 ETF가 발매되기 이전부터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매우 컸기 때문에 증시 불안의 원인을 모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때문으로 돌리는 것은 과도한 책임 떠넘기기다. 레버리지 ETF의 총자산 규모가 19조원 안팎이어서 절대적으로 크지도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개선해야 할 점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증거예탁금을 투자목적이나 투자경력에 따라 상향하여 올리는 것은 번거롭고 혼란만 가중시키므로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다. 레버리지 ETF 투자자에게 사전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현장에서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당초 개별 레버리지 ETF의 기초자산을 시가총액이 10%이고 거래량도 5% 이상인 초대형 주식을 대상으로 설계함으로써 조건을 충족하는 주식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국한함으로써 한국 증시를 크게 쏠리게 설계한 것은 잘못으로 생각된다. 이 조건을 완화하여 레버리지 ETF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당초 수익배율에 대한 규제를 하지 않은 것도 고쳐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 처음 일정 기간 동안에는 수익배율을 예컨대 1.5배로 낮추었다가 점진적으로 올렸더라면 지난 두 달과 같은 주가의 롤러코스터 등락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투자가에게 더 친화적인 방향으로 레버리지 ETF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정보나 투자 규모에서 레버리지 ETF 발행사에 비해 불리한 개인 소액 투자가들에게 보다 더 공평하도록 정보공시 의무를 강화하고 거래비용 부담은 줄여주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필자 주요 이력
 
▷UCLA 경제학 박사 ▷한국은행 조사제1부 전문연구위원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 실장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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