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일인 지난 3월 1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원청 사업장 439곳를 대상으로 하청노조 1161개(조합원 16만4000명)이 교섭을 요구했다. 부문별로는 민간부문이 249곳(56.7%), 공공부문이 190개곳(43.3%)을 차지했다.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는 법 시행 초기에 집중됐다. 시행 첫 달인 3월 10일부터 31일까지 교섭을 요구받은 원청 사업장은 363곳에 달했지만 4월에는 42곳, 5월에는 23곳, 6월 1일~19일 11곳 등에 그치면서다.
정부는 교섭 요구가 시행 초기에 집중된 뒤 현재는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교섭요구에 이어 실제 교섭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사용자성 판단이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사용자성이 인정된 103곳 중 결정서가 송달되지 않은 32곳을 제외한 71곳 중 54곳은 노동위 판단에 따라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절차가 진행 중인 곳은 13곳, 후속절차를 검토하고 있는 곳은 4곳이다. 노동위를 거치지 않은 곳까지 포함하면 사업장 96곳이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아직 본교섭에 들어간 곳은 제한적이다. 후속 절차를 진행한 96곳 중 51곳은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마치고 교섭 의제와 일정 등을 실무협의 중이다. 이 가운데 인천시의료원 등 10곳은 본교섭 절차에 들어갔다.
반면 교섭 요구 이후 별도 후속조치가 없는 원청은 256곳에 달했다. 특히 민간부문에서는 중 건설업이 85곳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시행 초기 타워크레인 노조가 교섭 요구에 나서고 노동위 시정신청을 제기했다가 상황을 관망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에서는 돌봄·생활폐기물 등 교섭 요구가 집중된 분야에서 노정협의체 논의가 진행된 영향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교섭단위 분리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노동위는 29개 원청에 대해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결정했다. 이 중 12개소에 대해서는 분리를 인정한 가운데 △사업부문별 분리가 9곳 △상급단체별 분리 2 곳 △노조별 분리 1곳 순으로 집계됐다.
노동부는 시행 초기 교섭 절차 경험과 노동위 판단이 현장에서 축적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교섭 대상과 범위, 교섭단위 등이 구체화되면서 무분별한 쪼개기 교섭이나 폭발적 교섭 요구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노동부 관계자는 "큰 틀 안에서는 노사가 존중하면서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며 "공공부문도 노정협의체 안에서 활발하게 소통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의제별 교섭 범위와 원청 책임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안전과 작업환경 의제를 중심으로 간접 지원 업무까지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오면서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는 "산업안전과 작업환경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지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 당국은 원·하청 교섭 절차가 질서 있게 진행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차분하게 교섭을 준비하고 있다"며 "경영계는 노동위 판단이 내려진 경우 당사자 간 교섭에 적극 임하고, 노조도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의제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문제 해결과 교섭 성과를 만드는데 힘써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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