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프리뷰] 美 금리 19년 만에 최고…오늘 국장 흔들 변수는?

전날인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438포인트325 내린 727166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전날인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4.38포인트(3.25%) 내린 7271.66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금리 발작’ 국면에 진입했다. 최근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 역시 미국발 금리 충격과 환율 상승 부담 속에서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의 실적 모멘텀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조정 이후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22.24포인트(0.65%) 내린 4만9363.8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9.44포인트(0.67%) 하락한 7354.6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20.02포인트(0.84%) 밀린 2만5870.71에 장을 마감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1.01% 하락했다.

시장의 가장 큰 충격 요인은 미국 국채금리 급등이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5.198%까지 치솟으며 2007년 7월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4.687%까지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 기대를 반영하는 2년물 금리도 4.127%까지 상승했다.

특히 10년물 국채금리는 글로벌 자산가격의 할인율 역할을 하는 동시에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금리 등 실물경제 전반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만큼 시장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기술주와 성장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실제 미국 대형 기술주는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아마존은 2.08%, 메타플랫폼스는 1.41%, 마이크로소프트는 1.44% 하락했다. 엔비디아도 0.77% 밀리며 숨 고르기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최근 급락했던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마이크론이 2.52%, 샌디스크가 3.77% 상승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금리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6.70원에 호가됐다. 달러 강세와 위험회피 심리가 겹치면서 외국인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반도체 업종 흐름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AI 투자 확대 기대감 속에 반도체주가 상승을 주도해왔지만, 미국 장기금리 급등이 성장주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연결되면서 단기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이틀간 약 6% 하락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 자체가 꺾였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성장세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지만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와 공급 부족 흐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9%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도 7.67%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노사 협상도 주요 변수다.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20일 오전 추가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영업이익의 10% 이상 수준을 제시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극단적 파업 가능성보다는 협상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협상 결과에 따라 반도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금리와 환율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홍서윤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오르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됐다”며 “소재·IT·커뮤니케이션 업종 중심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관심이 전쟁과 실적에서 금리 변화로 이동한 상태”라며 “과거 금리 발작기와 비교해 기업 이익 체력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단기 급등 이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외국인 수급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예정된 구글 I/O 행사와 향후 엔비디아 실적 발표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조정을 받은 AI·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되돌릴 수 있는 이벤트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이 재차 확인될 경우 국내 반도체주 역시 낙폭을 줄이며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수 상단이 제한되는 가운데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고금리와 지정학 리스크가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지만 AI 중심의 실적 개선 흐름이 유지되는 만큼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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