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과 하노이 등 베트남 주요 대도시 부동산 시장에서 소형 아파트 품귀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20억~40억 동(약 1억1300만원~2억2600만원) 안팎의 소형 주택을 찾는 수요는 폭증하는 반면, 실제 공급은 오히려 줄어들면서 젊은 층과 1인 가구, 소규모 가족의 주거 부담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극심한 수급 불균형이 결국 전체 주택 시장의 구조적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현지 시각) 베트남 청년 신문에 따르면, 지난 주말 분양이 진행된 호찌민시 푸미흥 하모니 아파트 현장은 이러한 품귀 현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해당 프로젝트는 총 600세대 공급에 무려 1500건 안팎의 사전 예약이 접수되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시행사인 푸미흥 개발 유한회사 측은 전체 공급 물량 가운데 1베드룸의 비중은 단 20%에 그쳤고 나머지는 모두 2베드룸 이상의 중대형 평형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분양가가 약 19억 동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한 1베드룸 타입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됐으나 턱없이 부족한 물량 탓에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다.
분양 현장은 치열한 추첨 경쟁으로 이어졌다. 호찌민에 거주하는 32세 탄 남 씨는 “약 600세대만 분양됐지만 순번을 기다리는 사람이 수천 명에 달해 접수된 티켓 수는 분양 세대의 두 배 이상이었을 것”이라며 “나는 263번을 받아 비교적 운이 좋았지만 그때는 이미 1베드룸이 모두 매진되어 고민 끝에 30억 동이 넘는 2베드룸을 선택했다. 예산을 초과했지만 비교적 유연한 분납 조건과 향후 수익 기대 때문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소형 아파트가 시장에서 가장 먼저 소진된다는 점은 업계에서도 확인된다. 부동산 분양 전문 기업 DKRS의 응우옌 반 뚱 대표는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1베드룸, 스튜디오, 오피스텔 등 소형 평형이 고객의 최우선 선택이라고 전했다. 이들 유형은 20억~40억 동 수준으로 형성돼 젊은 층과 1인 가구, 저소득 도시 거주자 수요에 부합하며 임대가 용이해 투자 선호도도 높다. 탕롱 부동산 관계자 역시 소형 아파트는 통상 가장 먼저 완판되며 유동성이 높다고 밝혔다.
공급 제약의 배경에는 개발 구조와 제도적 요인이 있다. 다수 기업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중대형·고급 아파트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최소 면적 기준과 인구 밀도 관련 규제도 소형 주택 확대를 어렵게 하고 있다.
레 호앙 쩌우 HoREA 회장은 "정부의 '결정문 32/2025'에 명시된 인구 밀도 규정에 심각한 허점이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해당 규정이 4인 가족 거주를 산정 기준으로 삼아 96~128㎡ 규모의 큼직한 설계를 유도하고 있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대형 아파트 비중 확대를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서민을 위한 사회주택에서조차 45㎡ 이하 1베드룸 물량을 축소하도록 한 규정은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시장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쩌우 회장은 건설부 등 관계 부처가 협력해 결정문을 조속히 개정하고 45㎡ 이하 소형 아파트의 건축 비율을 유연하게 허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상업용 주택 프로젝트에서 소형 아파트 비율을 확대하고 저가 상업주택 개발을 촉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오랜 기간 소형 아파트 공급이 사실상 부재했던 상황이 수요 초과를 고착화시켰다는 분석이다.
한편, 베트남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급속한 도시화와 젊은 층의 인구 유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재 소형 아파트 공급 가뭄이 지속될 경우 부작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대로 방치할 경우 서민들이 주로 찾는 '소형 평형의 극심한 품귀'와 자산가를 겨냥한 '대형 평형의 공급 과잉'이라는 양극화된 구조적 불균형이 걷잡을 수 없이 심화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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