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무역법 301조'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겨냥한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이 장기간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한 국가로 지목된 가운데 전자·자동차·철강 등 주력 제조업이 조사 대상 산업으로 거론되면서 향후 관세 부과 등 후속 조치가 현실화하면 수출과 산업 전반에 부담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근 고유가와 환율 변동성까지 겹친 상황에서 통상 리스크가 더해지면 한국 경제의 성장 흐름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외국의 구조적 초과생산과 공급과잉이 미국 산업과 노동자,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절차를 개시했다.
조사 대상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 유럽연합(EU), 멕시코, 대만, 베트남 등 16개 경제권이 포함됐다. USTR은 다음 달 15일까지 의견서를 접수한 뒤 5월 초 공청회를 열어 관련 산업과 이해관계자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은 단순 포함 대상에 그치지 않았다. USTR은 연방관보 고지에서 “한국에 구조적 과잉생산 증거가 있다”고 적시하며 장기간 이어진 무역흑자 구조를 주요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USTR은 한국의 글로벌 상품무역 흑자가 2024년 520억 달러(약 77조원) 규모로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대미 상품·서비스 흑자 역시 2024년 560억 달러(약 82조9000억원), 2025년 6월까지 최근 4개 분기 누적 기준 490억 달러(약 72조5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조사 개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상호관세 정책이 미국 법원에서 위법 판단을 받으며 제동이 걸린 이후 301조를 새로운 통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가 올여름 새로운 관세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곧바로 관세를 부과한 것은 아니지만 추가 제재로 이어질 수 있는 공식 절차를 열어둔 셈이다.
조사 범위가 공급과잉 문제를 넘어 산업정책이나 비관세 장벽으로까지 확대되면 한국의 주력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철강과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전자 등 주요 수출 산업이 모두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조사 명분이 어디까지 확대되느냐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이 중국과는 다른 통상 관계에 있는 만큼 미국이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통상 압박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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