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지난해 영업이익 13.5조 '역대 최대'…재무 위기는 지속

  • 전기 판매단가 오르고 원가 부담은 줄어

한국전력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이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연료가격 안정과 2024년 10월 단행된 요금 조정 효과, 고강도 재정건전화 노력이 맞물린 결과다. 다만 200조원을 웃도는 부채와 하루 100억원대 이자 부담은 여전해 재무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전은 26일 2025년 연간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1.7% 급증한 13조52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6년 기록했던 종전 최대치(12조 16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4.3% 늘어난 97조 434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8조7372억원으로 141.2% 늘었다.

이번 실적 개선은 전기 판매단가가 오른 반면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전력도매가격(SMP)이 하락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연료비 부담이 완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전기판매수익은 93조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판매량은 549.4TWh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지만, 평균 판매단가가 kWh당 162.9원에서 170.4원으로 4.6% 오르며 수익을 끌어올렸다. 2024년 10월 전력량요금 인상(㎾h당 +8.5원) 영향이 반영됐다.

영업비용은 83조9097억원으로 1조1245억원 줄었다.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하락과 발전량 감소 영향으로 자회사 연료비가 3조1014억원 감소했다.

민간발전사 구입전력비도 6072억원 줄었다. 구입량은 늘었지만 SMP이 kWh당 128.4원에서 112.7원으로 12.2% 하락한 영향이다. 특히 '고객참여 부하차단 제도' 시행으로 4026억원을 절감한 점도 비용 축소에 한몫했다.

반면 자회사 해외사업비 증가(1조4161억원)와 송배전 설비 확충에 따른 감가상각비·수선유지비 상승 등으로 기타 영업비용은 2조5841억원 늘었다.

올해도 유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올해 영업이익이 15조원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배럴당 70.2달러 수준을 기록했던 두바이유 평균 시세가 올해는 58.8달러까지 내릴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영업이익 호조에도 한전의 재무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한전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총 43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2022년 한 해에만 32조70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이후 흑자로 전환했지만 36조1000억원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다. 총 부채는 205조7000억원에 이르며, 하루 이자비용만 11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해도 재무건전성을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매년 10조 원 규모로 송배전망에 투자하는 등 20조 원 이상의 추가자금 소요가 발생해 재무개선이 필요한 만큼, 한전은 구입전력비 절감을 위한 전력시장 제도 개선과 다각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구입전력비 절감을 위한 전력시장 제도 개선과 고강도 자구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 개편, 지역별 요금 도입 등 합리적 요금체계 개편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산업계는 전기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에너지 비용 부담이 기업 경쟁력에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한전의 재무 여건을 감안하면 요금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학과 교수는 "한 해 실적이 개선됐다고 해서 곧바로 전력 요금을 낮추기는 어렵다"면서도 "산업용 전기요금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재원 마련 방안과 함께 종합적인 요금체계 개편을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발전 믹스 조정, 특히 원자력 비중확대도 하나의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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