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향후 기금 운용의 최우선 기준을 '수익률'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1500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국민연금이 방어적 운용에서 벗어나 주식·부동산·지배구조 개입 등 전 영역에서 적극적인 수익 추구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29일 서울 용산구 스페이스쉐어 서울역센터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기금 운용의 패러다임을 '방어'에서 '공격'으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며 "모든 의사결정의 최우선 순위를 수익률에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식 비중 제한, 주택 투자 금기 등 그간 기금 운용의 발목을 잡아온 관행들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먼저 국내 주식투자 확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지난해 18.6%라는 역대 최고 수익률을 올렸다. 이에 기금운용위원회는 최근 국내 주식 비중을 14.4%에서 14.9%, 국내 채권 비중을 23.7%에서 24.9%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연기금의 국내주식 투자 확대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맞물려 '기금운용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중이다.
김 이사장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내 주식 투자로) 수익이 나는데 (한도에 걸려) 파는 것이 과연 이득인지 깊이 고민했다"며 "증시 부양이라는 정무적 목적이 아니라 철저히 투자자 관점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자로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느냐가 최고의 관심사인 상황에서 증시 부양용이라고 하는 건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코스닥 투자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 이사장은 "기금운용본부가 위기 관리 측면에서 코스닥 시장에 적게 투자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코스닥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수익률은 코스닥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는 게 고민이자 딜레마"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더 많은 수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면 (코스닥 투자 확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과 기업 지배구조 영역에서도 국민연금은 변화를 예고했다. 그동안 금기시돼 온 주택 투자는 수익형 대체투자 자산으로 검토 대상에 올랐다. 김 이사장은 청년 주택 투자를 복지가 아닌 연 6~10%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모델로 언급하며 "3%대 채권 수익에 머무느니 내부 시뮬레이션을 마친 고수익 주택 모델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지상주의라는 신화 때문에 이 논의를 꺼내기 어려웠지만 누군가 화두를 던지지 않으면 해결 불가능한 문제"라며 "개인적으로 꼭 도전해보고 싶은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해당 구상이 보건복지부나 대통령실과의 사전 협의 없이 투자자 관점에서 제시된 독립적 판단임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연금의 주택 투자가 시장 가격 왜곡이나 정책 혼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동시에 제기된다.
주주권 행사는 수익률 제고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재정의됐다. 김 이사장은 기업 오너 리스크를 곧바로 기금의 수익률 리스크로 규정하며 '스튜어드십 코드 시즌 2'를 선언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단순한 장기 투자자를 넘어 기업 경영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로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과거 대한항공 사례를 언급하며 "땅콩 회항 등 오너 리스크로 주가가 급락했을 때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결과 기업 가치와 주가가 회복됐다"며 "무늬만 ESG인 시대는 끝내고 실질적 관여를 통해서라도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민간 금융사가 사실상 독점해온 퇴직연금 시장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김 이사장은 "민간 퇴직연금 수익률은 2~3%대에 머물러 있고 공단 직원들조차 불만이 많다"며 "공적 운용기관이 시장에 진입해 민간과 경쟁하는 '메기 역할'을 해야 전체 수익률이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재정 안정화 방안으로는 국고 지원 방식의 전환을 제시했다. 사후 정산 방식 대신 국고 지원금을 발생 시점에 즉시 적립해 운용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김 이사장은 "1조원을 조기에 투입해 연 10% 수익률로 굴리면 미래 자산 규모는 완전히 달라진다"며 "국고 투입과 운용 수익을 결합해 21세기 말까지 기금 소진 걱정 없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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