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돌진한 택시…'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논쟁 다시 불붙었다

  • 65세 이상 사고 비중 21.6%… 전문가 "조건부 면허·장치 도입 시급"

  • 반납률 2%대, 택시기사 절반이 65세 이상… '안전' vs. '생계' 대립

지난 2일 오후 6시쯤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에서 택시가 인도로 돌진해 횡단보도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시민들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오후 6시쯤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에서 택시가 인도로 돌진해 횡단보도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시민들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70대 후반 택시기사가 인도로 돌진해 15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를 계기로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반납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와 약물 복용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는 모습이다.

7일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20년 3만1072건에서 2024년 4만2369건으로 3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20만9654건에서 19만6349건으로 줄었지만, 고령 운전자 사고 비중은 14.8%에서 21.6%로 크게 늘었다. 운전자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2014년 7%에서 2024년 14.9%로 10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고령 운전자 사고가 단순 접촉 사고를 넘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당시 운전자는 69세였고, 22명이 다친 부천 제일시장 트럭 돌진 사고의 운전자 역시 60대 후반이었다.

정부는 고령 운전자 사고 예방을 위해 운전면허 자진 반납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반납률은 매년 2%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고령화와 함께 생계 유지를 위해 운전을 계속해야 하는 '생계형 고령 운전자'가 늘어난 점이 제도 확산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의 전체 택시기사 6만9727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3만7020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고령 운전자 비중이 높아질수록 시력·청력 저하, 반응 속도 감소, 만성질환에 따른 약물 복용 등 안전 위험 요인도 함께 커진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면허 반납 권고를 넘어 운전 인지능력에 대한 정밀 검증과 개인별 운전 능력에 기반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자발적 면허 반납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과 면허 적성검사 강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의 조기 확대 적용 등 제도적 보완도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70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할 경우 지급하는 교통비 지원금을 기존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늘렸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실증 특례 사업에도 올해부터 서울이 포함돼, 총 200대를 전액 시비로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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