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전통 강자와 신규 강자 간 명암이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KB증권이 2년 연속 1위를 지킨 반면, 전통적인 IPO 강자로 꼽혔던 한국투자증권은 순위가 뒤로 밀렸다. 증권사 간 IPO 전략과 시장 대응 방향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29일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IPO 주관실적 1위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KB증권이 차지했다. KB증권은 13개 기업의 상장주관사를 맡아 8451억1700만원 규모의 주관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2023년과 2024년 각각 3위, 2위를 기록하며 전통적인 강호로 꼽히는 한국투자증권의 순위는 올해 9위에 그쳐 순위가 수직하락했다. 같은 기간 상장 주관한 기업수도 16건, 19건에서 8건으로 대폭 줄었다. 주관실적은 2333억5600만원으로 집계됐다.
KB증권의 1위 수성은 대형 IPO 딜을 다수 확보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올해 대표주관을 맡은 기업에는 LG CNS, 대한조선, 명인제약 등 굵직한 딜이 포함되면서 주관 실적 규모를 키웠다.
2위와 3위는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3강'으로 꼽혀온 미래에셋증권(8111억5500만원), NH투자증권(6009억6300만원)이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주관건수는 21건으로 가장 많은 딜을 소화했지만 일부 대형 딜에서 제외되면서 상대적으로 주관실적 규모가 낮았다. NH투자증권은 15건의 기업상장을 주관하며 상위권을 지켰다.
IPO 시장에서 나타난 순위 변동은 증권사 전략의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KB증권은 전통적으로 채권자본시장(DCM) 부문에서 오랜 기간 1위를 지켜온 데 이어 주식자본시장(ECM)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한투증권의 주관 실적이 줄어든 배경에는 올해 IPO 담당 인력을 축소하는 등 사업 전략을 선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의 사업 전략이 '온도차'를 보이는 이유유는 IPO의 특성 때문이다. IPO 시장은 기업금융(IB) 사업과 연결성이 높고 장기적인 확장 가능성이 큰 분야다. 그러나 높은 경쟁과 낮은 수수료율로 인해 사업 자체의 수익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된다. 딜을 따내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IPO 수수료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올해 IPO 시장 자체는 공모 규모가 큰 상장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신규 상장사는 77개사로 지난해 78개사 대비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공모규모는 4조566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조9751억원 대비 약 15% 증가했다. 공모가 대비 시초가 상승률은 평균 89.2%를 기록해 전년 대비 24.8%포인트 상승했다.
내년에도 IPO시장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증권사들의 전략적 선택에 따른 순위 변동 역시 이어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풍부한 유동성 환경 속에서 유통시장이 활황인 만큼 발행시장은 내년에도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케이뱅크, 에식스솔루션즈 청구기업 및 무신사, 업스테이지, 빗썸, 구다이글로벌, SK에코플랜트 등 대어 IPO 모멘텀은 유효한 가운데 내년 1분기 한국거래소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가 예정돼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