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상 컬럼] AI 시대에도 책임은 사람이 진다

  • 구자관 대표의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AI는 경영의 풍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비용과 효율, 속도와 최적화가 경영의 핵심 언어가 됐다. 최고경영자의 경험과 직관에 맡겨졌던 영역들이 이제는 알고리즘의 계산으로 대체되고 있다. 투자 판단, 인력 배치, 가격 결정까지 자동화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이런 질문이 제기된다. AI 시대에도 사람 중심 경영은 여전히 필요한가.
 
답은 분명하다. 필요하다.
이유는 단순하다. 경영 판단은 자동화될 수 있어도, 책임은 자동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전 격언 하나가 이 차이를 정확히 짚는다.
“결정은 쉽게 내려질 수 있지만, 책임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AI는 결정을 돕는다. 그러나 그 결정의 결과 앞에 서지는 않는다.
AI는 선택지를 정리해 준다.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답을 제시한다. 하지만 그 선택이 실패했을 때, AI는 설명하지 않는다. 이해관계자에게 고개를 숙이지도, 조직의 신뢰를 회복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AI는 경영자를 대체하기보다, 오히려 더 가혹하게 시험한다. 이 선택을 정말 감당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이 관점에서 사람 중심의 기업문화는 감성의 문제가 아니다. 복지나 배려의 언어로만 설명할 수 있는 개념도 아니다. AI 시대의 사람 중심 경영은 책임이 어디에 귀속되는지를 분명히 하는 문화다. 판단의 결과가 남을 때, 그 결과 앞에 설 사람이 누구인지 조직 안에서 명확해야 한다.
 
해외 사례는 이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중요한 결정을 두 가지로 나눴다. 되돌릴 수 있는 결정과,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다. 그는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일수록 더 느리게, 더 많은 책임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추천한 답이 있더라도, 최종 책임은 사람이 지도록 설계한 이유다. 이는 기술을 불신해서가 아니라, 책임의 자리를 비워두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다.
 
자동차 산업의 선구자인 헨리 포드의 사례도 비슷하다. 그는 경기 침체기마다 “사람을 먼저 자르는 선택”이 단기적으로는 합리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과 신뢰를 함께 잃을 수 있다고 봤다. 그의 선택이 항상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포드는 결과가 어떻든 결정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기업가정신이란 바로 이 태도에서 출발한다.
 
삼구아이앤씨의 구자관 책임대표사원의 기업가정신은 이 흐름 위에 놓여 있다. IMF 외환위기와 여러 경기 변동 국면에서, 숫자만 놓고 보면 구조조정이 합리적으로 보였던 순간은 분명 있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을 먼저 정리하는 선택을 쉽게 택하지 않았다. 이 선택이 언제나 옳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결정이 시스템이나 계산 뒤에 숨지 않은 판단이었다는 점이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기업 경영은 시험 문제가 아니다. 정답을 맞히는 게임도 아니다. 경영은 결과가 남는 선택의 연속이고, 그 결과를 누가 떠안는지가 조직의 성격을 규정한다. 구자관의 경영은 빠른 성장이나 화려한 기술 혁신보다, 책임을 분명히 하는 데 있다.
 
올해 ‘아주 이노베이션 리더 대상’을 수상한 구자관 대표는 “삼구아이앤씨의 지속 가능 경영과 경영혁신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인 것 같다”며 “삼구아이앤씨의 핵심 가치인 ‘사람 중심의 기업문화’를 통해 장기적인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미사여구가 아니다. AI 시대에 지속 가능 경영이란 기술 도입의 속도가 아니라, 판단의 결과를 끝까지 책임지느냐의 문제다.
 
특히 청소·시설관리·물류처럼 흔히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분류되는 영역에서는 이 기업가정신이 더 또렷해진다. 이 산업은 사람이 빠지면 즉시 멈춘다. AI는 일정과 동선을 최적화할 수는 있어도, 현장의 신뢰와 관계까지 대신 책임지지는 못한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의 경영은 기술보다 판단의 지속성이 중요하고, 그 판단을 누가 끝까지 책임질 것인가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
 
고전 격언 하나를 더 떠올릴 수 있다.
“배는 자동으로 움직일 수 있어도, 책임은 선장이 진다.”
AI가 경영의 조타 장치 일부를 맡을 수는 있다. 그러나 책임까지 대신 지지는 않는다. AI는 경영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는 있어도, 경영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맡을 수는 없다.
그래서 AI 시대에도 끝내 남는 것은 사람이고, 그 사람이 지는 책임이다.
 
구자관 대표의 기업가정신이 오늘 다시 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영의 최전선에서 항상 책임의 자리를 지켜왔기 때문이다. AI 시대에도 사람 중심이 필요한 이유는 여전히 분명하다. 책임은 아직, 그리고 앞으로도 사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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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트북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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