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조달에도 주가는 1000원…뉴온, 채무 돌려막기 한계

  • 365억원 자본 확충 뒤에 숨은 '순환출자' 고리

  • 뉴온 → 텔콘알에프제약 → 케이피엠테크 → 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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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챗GPT]

최근 영업정지와 주권매매 거래정지로 위기를 맞았던 코스닥 상장사 뉴온이 연말 대규모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가보다 3배나 비싼 가격에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등 최대주주 측 우호세력이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며 손을 거들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뉴온의 제1회차 교환사채(EB) 투자자들은 1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주당 3130원에 주식으로 전환했다. 전환 당시 주가가 1000원대 초반이었음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주당 2000원이 넘는 평가 손실을 자처했다.

이번 전환권을 행사한 주체는 최대주주인 케이피엠테크가 지분 100%를 보유한 종속회사 리버스파트너스로 확인됐다. 이는 시세 차익을 노린 일반적인 투자가 아니라, 회사 계열사 차원에서 뉴온의 부채 100억원을 자본으로 전환해 재무 구조를 정비하고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가능성은 낮아졌다. 리버스파트너스가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한 만큼 단기간 내 시장에 물량을 쏟아낼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뉴온의 지배구조는 '뉴온 → 텔콘알에프제약 → 케이피엠테크 → 뉴온'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다. 특히 모든 계열사의 대표이사가 김지훈 대표로 동일해 이번 자본 확충이 회사 계열사 차원에서 진행됐다고 풀이된다.

실제로 최대주주 케이피엠테크는 지난 16일 1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을 마친 데 이어 22일에도 120억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케이피엠테크 측 지분율은 19일 기준 55.64%까지 급등했고 내년 말 예정된 증자까지 마무리되면 60%에 육박하는 강력한 지배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다만 주식을 새로 발행해 과거의 빚을 갚는 돌려막기식 전략으로, 재무 구조 개선의 질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는다. 지난 22일 공시된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대금 중 40억원은 1년 전 발행된 제14·15회 전환사채(CB)를 상환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또 지난 16일까지 진행된 245억원의 자본 확충 중 실제 현금 유입액은 차입금 상계 처리를 제외하면 54억원에 불과하다. 전체 자본 확충 규모의 20% 수준만 실제 현금으로 들어오는 수준이다. 

연이은 수백억원대 자금 조달 소식에도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23일 종가 기준 뉴온의 주가는 신주 발행가이자 액면가인 1000원에 머물러 있다. 지난 8일 887원까지 추락한 이후 반등을 시도했지만 대규모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 가치 희석 우려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당 2000원의 손해를 보고 당장 시장에 물량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8.6%에 달하는 지분이 주식으로 전환된 만큼 오버행 여부는 향후 지분 변동 공시를 통해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계속 보유할지, 혹은 주가 반등시 물량이 출회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자회사를 동원해 부채를 지워주면서 지배력을 강화했지만 이는 결국 본업의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장부상 개선"이라며 "실질적인 현금 흐름 창출이 확인되기 전까지 주가의 추세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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