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반구 중시' 내세우자…重, 중남미와 '운명공동체' 맞불 구상 발표

  • 중국, 9년 만에 대중남미 정책 문건 발표…5대 공정 함께 추진 의사 밝혀

  • "中·중남미 관계 제3자 겨냥하지 않지만,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다"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이 최근 서반구(남북 아메리카 대륙)를 전략 우선순위로 내세운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한 가운데, 중국이 라틴아메리카(중남미)와의 '운명공동체 구축'을 내세운 대(對)중남미 정책 문건을 새로 내놓았다.

10일(현지시간)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날 '중국의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정책 문건'을 발표하고, 중국과 중남미가 함께 추진할 '운명공동체 공동 건설 5대 공정(program)' 구상을 제시했다. 이번 문건은 2008년, 2016년에 이어 9년 만에 나온 세 번째 대중남미 정책 문건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NSS에서 인도·태평양 등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되 전략적 중심축을 서반구로 옮기겠다는 방침을 밝힌 직후 중국이 중남미를 향한 전략 청사진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은 서문에서 "현재 세계는 100년간 없었던 대(大)변국(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힘의 비율이 심각히 조정되고 있다"면서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개도국)의 기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세계 경제의 성장 동력이 부족하고 국부적 충돌이 빈발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겨냥해 "일방적인 괴롭힘이 국제 평화·안전에 해를 끼치고 있으며, 인류 사회는 전례 없던 도전에 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문건에서 중국이 제시한 5대 공정은 ‘단결·발전·문명·평화·민심’이다. 항목별로 고위급 교류, 무역·투자, 안보·군사 협력 등 세부 과제가 담겼다.

우선 ‘단결 공정’과 관련해 중국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지지한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대만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중국은 "세계에는 하나의 중국만 존재하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의 일부이고, 어떠한 형태의 '대만 독립'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인정하고 있는 중남미·카리브 국가가 다수"라며 "중국의 국가 주권·영토 완정 수호와 국가 통일 실현을 지지하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발전 공정’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핵심 대외 경제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중국은 중남미 국가들의 추가 가입을 환영한다면서 무역·투자, 금융, 에너지·자원, 인프라, 제조·농업, 과학기술·우주·해양, 세관·검역, 기후변화 대응, 개발원조 등 광범위한 협력 분야를 나열했다.

‘평화 공정’에서는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방지 협력을 별도로 명시했다. 중국은 "WMD 확산 방지 거버넌스에서 유엔이 주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중남미 국가들과 굳게 지키고 싶다"면서 "공정·합리·비차별적인 확산 방지 수출 통제 질서 구축을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테러 세력 등 비(非)국가 행위자의 WMD 제조·획득·보유·운송·사용 지원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540호의 전면적·균형적·지속가능한 이행 필요성도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등을 잇달아 제안하며 세계 경제 거버넌스 체제 개혁과 다자주의 강화를 적극 주장하고 있는데, 이번 문건에서도 이러한 다자 협력 기조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발도상국이자 글로벌사우스의 일원으로서 중국은 항상 중남미를 포함한 글로벌사우스와 함께 호흡하고 운명을 같이 한다"고 했다.

미국을 의식한 듯 중국은 중남미 협력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부각했다. 중국은 "중국과 중남미 관계는 제3자를 겨냥하거나 배척하지 않으며, 제약을 받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군사·안보 영역에 대해서는 2016년 문건의 기조를 재확인했다. 중국은 함정 상호 방문, 군사훈련 심화, 유엔 평화유지, 인도적 구호·반테러 등 비전통 안보 분야 협력 확대를 거론하면서 "자원해서 참여하는 기초 위에 중국과 중남미 고위급 국방 포럼을 계속할 것이며, 베이징 샹산포럼 참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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