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를 둘러싸고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베팅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이후 개인은 두 종목을 대거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공격적으로 비중을 늘리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1월 5일~12월 5일) 개인 순매도 1위 종목은 현대차다. 이 기간 개인은 현대차를 1조107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 이달 2일부터 5일까지 4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가 이어졌다. 기아도 같은 기간 2677억원을 순매도해 6위에 올랐다.
개인투자자의 이탈 배경에는 부진한 3분기 실적과 공급망·환율 리스크가 깔려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537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9.2% 감소했다. 글로벌 인센티브 확대, 미국 관세 부담,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전기차 지원정책 변화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개인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를 각각 6035억원, 932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 1위와 15위에 올렸다.
외국인 매수세를 이끈 핵심 요인은 미국의 관세 인하 결정이다. 미 상무부는 한국 국회에 전략적 투자 법안이 제출된 점을 근거로 지난 11월 1일부로 자동차 관세를 15%까지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약 2조5000억원, 기아는 약 1조8000억원 수준의 관세 비용을 절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 관세가 반영됐던 올해 2~4분기 동안 현대차·기아가 부담한 관세만 4조6690억원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하는 실적 개선을 견인할 직접적 호재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기아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약 20%, 15% 상향 조정하면서 현대차는 13조원대, 기아는 1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는 외국인의 선제적 매수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관세 리스크 완화에 더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모멘텀까지 부각되면서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함께 배당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 가전전시회(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공개, 웨이모 로보택시(무인 택시 서비스) 투입, Pleos(현대차 통합 소프트웨어 브랜드) 상용화 등 인공지능(AI) 기술 진전이 확인되면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관세 15% 확정에 따른 연간 부담액 축소와 크레딧 정책에 따른 환입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내년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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