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큰손 연기금, 12월에만 코스닥서 800억 사들였다

  • 정부 모험자본·코스닥 활성화 대응

  • 코스피도 12월 들어 950억 순매수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 연기금 수급 변화 자료한국거래소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 연기금 수급 변화 [자료=한국거래소]

국내 증시의 '큰손' 연기금이 코스닥에서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12월에만 5거래일 동안 800억원 넘게 사들였다. 11월 이후 순매수 규모도 1000억원을 넘는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심리를 선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1~5일 코스닥에서 806억원을 순매수했다. 날짜별로는 1일 631억원, 2일 257억원, 3일 171억원, 4일 145억원을 각각 사들였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던 5일에는 415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11월 초부터로 범위를 넓히면 연기금의 순매수 규모는 1020억원에 달한다.

연기금은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 공적 연금기금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다. 연기금은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해왔다. 7월(-1311억원), 8월(-180억원) 순매도세를 보인 이후 9월 2499억원 순매수세로 전환했고, 10월 다시 571억원 순매도로 돌아선 뒤 11월부터 재차 매수로 방향을 틀었다.

연기금의 관심은 바이오·로봇주에 집중된 모습이다. 11월 이후 연기금 순매수 상위 종목은 오스코텍(648억원), 알테오젠(392억원), 리가켐바이오(347억원), 심텍(256억원), 로보티즈(228억원), 레인보우로보틱스(163억원) 순이었다. 오스코텍·알테오젠·리가켐바이오는 바이오주, 로보티즈·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주로 분류된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연기금의 태도가 바뀌었다. 연기금은 이달 1~5일 코스피 시장에서 952억원을 순매수하면서 7개월 만에 '사자'로 전환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정부의 모험자본 생태계 활성화 정책과 맞물린 결과라고 보고 있다. 김성노 BNK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 기대와 연기금의 중·소형주 자금 집행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2017년에도 코스닥 활성화 대책 발표 후 코스닥 지수가 30% 급등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쏠림 완화 가능성,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정책 모멘텀 등을 감안하면 코스닥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며 "특히 로봇·바이오 업종의 주목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연기금의 매수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연기금에 코스닥 투자 비중 확대를 권고할 수는 있지만, 운용지침 변경 등 강제성이 없으면 선언적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 제도 변화가 동반되는지를 확인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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