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통시장 대전환…"비효율 시장은 정리, 현대 유통으로 재구성"

  • 산업통상자원부, 7000개 시장 재정비 방안 마련…"소비자 경험 개선이 핵심"

호찌민시 1군에 위치한 벤탄 시장의 모습 사진베트남 통신사
호찌민시 1군에 위치한 벤탄 시장의 모습 [사진=베트남 통신사]
베트남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국 7000여 개 노후 전통시장을 편의점과 쇼핑몰로 전환하는 대대적인 구조개편에 착수한다. 정부는 낙후된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소매 유통 구조를 현대화함으로써 베트남 유통산업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4일(현지 시각) 베트남 청년 신문에 따르면 쩐 흐우 린 산업통상자원부 국내시장관리개발국 국장은 이날 행사에서 전통시장 개편 정책이 곧 총리에게 보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린 국장은 "이번 방안은 낙후된 시장의 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유통 환경에 맞게 재정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베트남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에는 8517개의 전통시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7410개는 3등급으로 분류된다. 해당 시장은 시설 노후와 관리 미비로 현대적 기술 적용이 어렵고, 상거래 효율성도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호찌민시의 경우 229개의 전통시장 중 161개가 3등급으로 집계된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이 슈퍼마켓과 편의점, 온라인 쇼핑으로 이동하면서 전통시장의 고객 수는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호찌민시 산업통상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 세대는 이미 전자상거래와 현대 유통 채널에 익숙해졌으며, 시장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 시행령 60호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경우 규모와 시설에 따라 1, 2, 3등급으로 나뉜다. 3등급 시장은 200개 미만의 영업점과 제한적인 공공위생 설비만을 갖춘 소규모 시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환 대상은 오랫동안 비효율적으로 운영된 시장으로 한정되며 기존 1·2등급 시장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호찌민시의 건축문화유산이자 관광명소인 빈떠이 시장사진호찌민시 관광진흥센터
호찌민시의 건축문화유산이자 관광명소인 빈떠이 시장[사진=호찌민시 관광진흥센터]
앞서 전통시장 쇠퇴의 배경에는 소비 형태의 급격한 변화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IQ의 '2025 베트남 소매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전만 해도 전통시장이 소매 유통의 주축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미니마트와 편의점 등 현대 유통망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울러 Metric.vn 통합 플랫폼의 통계에서는 올해 1~9월 사이 Shopee, Lazada, Tiki, TikTok Shop 등 4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매출이 305조9000억 동(약 17조원)으로 전년 대비 34.35% 증가했다.

반면 호찌민시의 안동 시장, 쩌런 시장, 떤빈 시장 등 대표 전통시장들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품질이 보장되고 위생이 철저한 상품을 선호하며, 가격과 편리성이 높은 온라인 채널로 이동하는 추세다.

앞서 호찌민시 산업통상국과 국립경제법대학교가 공동 수행한 '신흥 전염병 상황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호찌민시 시장 시스템 개발' 연구에 따르면, 전통시장은 여전히 도시 식품 유통의 50~70%를 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응우옌 호앙 융 박사는 "노후된 인프라와 품질 관리 부족으로 전통시장의 구매력은 크게 약화되었다"며 "회복이 불가능한 시장은 점진적인 기능 전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효율적인 시장을 폐쇄하고, 확보된 토지를 도시·상업·기술 개발에 재활용하는 '퇴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는 "유통 시스템의 디지털화와 물류 효율 개선, 지속 가능한 소비 환경 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융 박사는 "전통시장이 단순한 거래 공간을 넘어 사회적 상호작용과 공동체 문화의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시장의 폐지는 경제·사회·문화적 평가에 근거해 신중히 추진되어야 하며, 동시에 전통시장이 시민 생활의 일부로 지속될 수 있도록 보존과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전통시장 전환 정책이 지역 상권의 균형 발전과 유통 혁신을 동시에 이루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총리 보고 후 구체적인 시행 일정과 전환 대상이 공개될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