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중국계 사모펀드로 넘어가나? 막판 불거진 잡음에 '시끌'

  • 중국계 PEF 힐하우스, '프로그레시브딜' 통해 인수가 높여 제출

  •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 중국 자본 매각 가능성에 '우려'

사진이지스자산운용
[사진=이지스자산운용]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막판 변수가 등장했다. 당초 흥국생명과 한화생명 2파전으로 유력했던 구도였는데, 중국계 사모펀드(PEF)가 본입찰 때부터 인수가를 높여 제시하면서다. 특히 매각 주관사 쪽에서 인수후보들의 입찰가를 흘려 가격 인상을 유도했다는 의심까지 나오는 등 혼탁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수전에 참여한 회사들에선 '불공정하다'는 지적과 함께 중국계 자본 인수시 국내 부동산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참여한 3곳 중 중국계 PEF인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 측이 본입찰 이후 인수 가격으로 1조1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 인수전은 당초 흥국생명과 한화생명 2파전 양상으로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지난달 본입찰 때 흥국생명은 약 1조500억원, 한화생명은 9000억대 중반을 각각 써냈다. 이에 비해 힐하우스 측은 한화생명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면서 경쟁에서 뒤쳐진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매각 주간사 측에서 '프로그레시브 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힐하우스가 입찰가격을 1조1000억원으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레시브 딜은 본입찰 이후 인수자 간에 추가로 가격을 경쟁시키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대로 입찰이 마무리될 경우 이지스는 중국계 자본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업계에선 이같은 상황 변화에 대해 말이 무성하다.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가 매각가격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프로그레시브 딜'을 추진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또한 이미 본입찰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재차 가격을 높이는 경쟁을 붙이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입찰가를 높여 우선협상대상자를 빨리 정하려는 쪽인데, 매각 공동 주간사인 모건스탠리와 사이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다"며 "이날(3일) 중 결론이 나올 것이란 데 대해서도 모건스탠리 측이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중국계 자본에 이지스가 넘어가는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지스는 국내 운용사 중 부동산 투자 비중이 가장 많다. 중국계 자본에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국내 주요 부동산이 넘어갈 수 있다는 게 업계 우려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지스 대주주 측에서도 국내 여론 등을 고려해 중국계 등 해외자본에 넘기는 걸 꺼려한다는 얘기가 인수전 초반부터 나왔다"며 "쿠팡 정보유출 문제 등으로 중국 자본에 넘어가는 데 대한 부정적 기류가 많은 점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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