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의 퇴직연금 2위 경쟁이 치열하다. 미래에셋증권이 큰 격차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2등 자리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하는 중이다. 올해 1·2분기는 한투증권이 앞섰으나, 3분기엔 삼성증권이 역전에 성공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3분기 퇴직연금(DB·DC·IRP) 적립금은 18조8656억원으로 업계 2위에 올랐다. 3위는 한국투자증권으로 18조6384억원이었다. 퇴직연금 2위는 올해 2분기까지만 해도 한국투자증권이었다. 삼성증권보다 적립액이 3000억원가량 많았다. 하지만 3분기 들어 삼성증권이 주요 퇴직연금 상품에서 적립금을 대거 끌어올리면서 한투증권을 제치는 데 성공했다.
개인형퇴직연금(IRP)과 확정기여형(DC형)에서의 격차가 순위 변동을 이끌었다. 삼성증권의 IRP 적립금은 8조1779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보다 약 1조7000억원이 많다. 올해 1분기 6조9480억원이던 삼성증권의 IRP 적립금은 3분기 8조1779억원으로 8조원을 넘겼다.
또 삼성증권의 DC형 적립금은 6조5951억원으로 1분기(5조2300억원) 대비 1조원 넘게 유입된 효과가 컸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4조8621억원으로 1분기보다 약 8500억원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2021년 국내 퇴직연금 사업자 중 '다이렉트 IRP'를 통해 가장 먼저 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세워 고객을 끌어 모았다. 현재는 대부분 증권사가 수수료를 받지 않는 상황이지만, 한 발 앞서 움직이면서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
또 '연금 S톡', '로보 일임' 등 연금 관련 서비스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엠팝(mPOP)'을 통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최초의 별도 연금센터를 개설한 점도 주효했다.
상품 라인업과 디지털에서 강점을 가진 삼성증권에 유리한 시장 환경이 만들어졌다. 삼성증권은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퇴직연금 조직을 채널솔루션실에서 디지털부문으로 옮기고 디지털&연금부문으로 이름을 바꾸는 등 연금 부문 디지털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확정급여형(DB형) 중심 기업영업에 강점을 가진 구조다. IRP·DC 성장도 이어지고 있으나 WM 중심의 영업체계나 디지털 기반 IRP 가입 속도에서는 삼성증권과 방향이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퇴직연금 증권업계 1위는 미래에셋증권으로 적립금 34조9244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타겟데이트펀드(TDF) 시장 지배력과 DC·IRP 중심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DC형, IRP 경쟁이 퇴직연금 시장 지형 변화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 직접 굴리고자 하는 개인 중심의 연금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또 정부가 IRP 세액공제 납입 한도 상향도 검토하고 있어 IRP 성장이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장기 수익률과 세제 혜택이 결합된 시장이라 제도 변화가 있을 때 고객 이동이 빠르게 나타난다"며 "특히 DC형과 IRP는 개인이 직접 운용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수수료·상품 라인업·모바일 관리 편의성 같은 경쟁력이 판도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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