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반면 미·중 양국은 한층 가까워진 모습을 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후 취재진과 만나 회의 기간 리창 중국 총리와 “대화의 기회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 간 관계 유지와 건설적·안정적 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이번 회의 기간 중 양 정상 간 교류는 성사되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G20 정상회의 첫날인 22일 기념 촬영에서 양측이 가까운 위치에 섰음에도 서로 말을 건네지 않았던 모습이 포착됐다. NHK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 등과는 웃으며 악수했지만 리 총리에게 다가가는 장면은 없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미 다카이치 총리와 리 총리 간 만남은 없다며 사전에 선을 그은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 발언 이후 격화된 중·일 간 갈등이 국제 무대로까지 확대된 모습이다. 닛케이는 “일본은 대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지만 긴장 완화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외무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중·일 관계 회복에 최대 4~5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대립은 2010년 센카쿠 어선 충돌, 2012년 센카쿠 국유화 때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올해 트럼프 2기 출범 후 줄곧 관세 전쟁을 벌여 왔던 미·중 양국은 지난달 부산에서의 정상회담 이후 한층 가까워진 모습이다. 관세 및 각종 제재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한 것은 물론 미국은 기존 엔비디아의 대중국 수출용 칩인 H20보다 한층 성능이 높은 H200의 수출 허용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또한 내달부터는 중국 국영 CCTV 애니메이션과 트랜스포머 IP를 보유한 미국 완구회사 해즈브로가 공동 제작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나의 너자와 트랜스포머'가 CCTV 어린이 채널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CCTV 어린이 채널에서 지난 몇년간 외국 애니메이션을 거의 방영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일은 이례적으로, 최근 양국간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중·일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은 조지 글래스 주일 대사가 일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 외에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는 상태이다. 이에 일본 싱크탱크 지리경제학연구소(IOG)의 폴 나드 연구원은 “중국은 이번 일을 일본과 미국 사이에 얼마나 ‘틈’이 있는지 확인할 기회로 판단할 수 있다"며 "그 간격을 세심하게 기록해 둘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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