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사고에 멈춘 한강버스… 출점 러시 탄 선착장 상권 '빨간불'

  • BBQ·스벅·라면까지 대거 진입했지만

  • 운항 중단에 '한강 효과' 기대감 흔들

BBQ 한강버스 잠실선착장점 전경 사진BBQ
BBQ 한강버스 잠실선착장점 전경 [사진=BBQ]

서울 도심 첫 수상 대중교통으로 관심을 모았던 ‘한강버스’가 잇따른 안전사고로 멈춰섰다. 한강버스 출범과 동시에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선착장 상권에 빠르게 진입했던 식음료 업체들 역시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았다. 한강 프리미엄 상권에 대한 기대감이 불확실성으로 바뀌면서 마케팅 효과 약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한강버스가 항로를 벗어나거나 중간에 멈추는 사고가 이어지자 지난 17일부터 잠실·뚝섬·옥수·압구정 등 주요 선착장 4곳의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한강버스는 지난 9월 정식 운항 뒤 사흘 만에 탑승객 1만명을 돌파하며 주목받았다. 단순 교통수단이 아니라 관광 수요까지 끌어들이는 ‘복합형 이동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이 흐름에 맞춰 식음료 업계는 앞다퉈 한강 상권에 발을 들였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7개 선착장 중 5곳에 매장을 열며 사실상 핵심 거점을 선점했다. 특히 뚝섬한강공원 선상점은 지난 8월 매출이 전년 대비 239.3% 뛰면서 ‘선착장 특수’를 상징하는 사례로 회자되기도 했다. 스타벅스도 여의도·뚝섬 선착장에 새 매장을 열며 4년 만에 한강 출점을 재개했다.

라면업계의 기대도 컸다. 농심·오뚜기·삼양식품은 선착장 내 공간을 활용해 ‘K라면 체험존’을 운영했다. 편의점에서 구매한 라면을 브랜드 테마 공간에서 직접 끓여 먹을 수 있게 한 구조로, ‘한강라면’이라는 상징성과 SNS 확산력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이었지만, 버스 운행 중단 이후 방문객 흐름이 끊기면서 기대했던 노출 효과가 상당 부분 약해진 상황이다.
 
여의도 잠실 한강버스 선착장에는 농심라면 체험 공간인 너구리의 라면가게가 조성됐다 사진강상헌 기자
여의도, 잠실 한강버스 선착장에는 농심라면 체험 공간인 '너구리의 라면가게'가 조성됐다. [사진=강상헌 기자]

한강버스 안전 이슈가 계속되며 선착장을 중심으로 형성되던 상권의 동력은 사실상 급격히 식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버스 운행이 중단되면서 ‘한강 효과’를 전제로 세운 출점·홍보 전략이 흔들릴 수밖에 없어서다. 한강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선착장을 기반으로 만든 ‘체험형 소비’ 동선 자체가 무너지며 상권 구조에도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업계는 이번 사안을 당장 매출 감소로 직결되는 위기라기보다는 상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하는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 한강은 계절마다 대형 행사와 야외 활동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공간인 만큼, 버스 운행 여부만으로 전체 수요가 좌우되진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불꽃축제·공연·페스티벌 일정은 여전히 한강 상권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선착장 상권 특성상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 계절·날씨·시간대에 따라 유동 인구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겨울철 비수기 대응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체험형 콘텐츠와 관광객 유입을 기반으로 한 매장일수록 안전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강 상권은 변수에 민감한 지역이라 운영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버스 운항 이슈가 이어질 경우 신규 유입 전략뿐 아니라 기존 매장의 마케팅 방향도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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