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자산시장] 수익률 따라 움직이는 뭉칫돈…은행도 금리 올려 참전

  • 1%대 금리에 고객이탈 비상

  • '빚투 지표' 신용거래융자 26조로 최대

  • 은행 금리 2.8~3% 인상으로 대응 모색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최근 증시 활황으로 시중은행 자금이 대거 증권사로 이동하자 자금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은행권의 금리 인상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요구불예금이 이탈하면 대출에 활용할 자금 원가가 높아질 수 있어 은행권은 연말까지 특판과 고금리 파킹통장 등으로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기준 4대 은행 예금 금리는 평균 연 2.7%대로 9월 초와 비교하면 0.05~0.15%포인트(p) 올랐다. 지난달만 해도 연 2.5% 중후반에서 형성됐던 주요 예금상품 금리가 한 달 만에 0.25%p가량 뛰었다. 

그동안 은행권은 예·적금 금리를 1%대로 책정하며 예대마진을 늘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증시로 자금을 옮기는 고객이 늘어나자 은행들이 인위적으로 금리를 올려 자금이탈을 막아야 하는 필요성이 커졌다. 요구불예금이 줄어들면 은행은 더 비싼 값에 대출 자금을 조달해야 해 부담이 커진다.  

실제 증시로 유입된 자금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거래융자는 13일 기준 26조2515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5대 시중은행의 이달 기준 요구불예금은 3조원 이상 감소했다. 지난달에만 22조원 빠져나간 데 이어 한달 반 만에 25조원이 줄어든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요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올리거나 특판 등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 Star 정기예금'의 1년 만기 최고 금리를 기존 연 2.70%에서 2.80%로 0.10%p 상향 조정했고 조만간 특판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2.80%로 0.05%p 올렸다. 우리은행은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를 기존 2.8%에서 3.0%로 높였다.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도 은행권이 수신금리를 올리는 배경 중 하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12%p 오른 연 2.944%를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은 올 연말과 내년 초까지 수신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12월과 1월은 대규모 예·적금 만기가 몰리는 시기여서 은행들은 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거나 특판을 진행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금리 인상은 이자마진 축소 효과도 거두게 하면서 가계대출 축소 여파를 상쇄시킬 수 있다"며 "자금이탈은 고객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특판, 기관 영업 등 다양한 방안을 연말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