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12년 세계기록 깨졌다…네덜란드 콕, 女 500m 36초09 '신기록'

같은 장소·같은 날 12년 만에 새 기록 탄생

이상화 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사진=유대길 기자]

'빙속 여제' 이상화가 12년 전 세운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세계 기록이 마침내 깨졌다.

네덜란드의 펨케 콕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6초09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이는 이상화가 2013년 11월 17일 같은 장소에서 작성한 기존 세계 기록(36초36)을 0.27초 앞당긴 기록이다. 정확히 12년 만에, 같은 트랙에서 세계 기록이 새롭게 탄생한 셈이다.

이상화의 36초36 기록은 스피드 스케이팅 올림픽 정식 종목 중 가장 오래 유지된 세계 기록이었다. 여자부 세계 기록은 대부분 2019년 이후 나왔고, 남자부 역시 가장 오래된 기록이 2017년인 점을 고려하면 그 상징성은 더욱 컸다.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콕은 경기 후 이상화에 대한 깊은 존경을 전했다. 그는 네덜란드 매체 NRC와의 인터뷰에서 "이상화의 레이스를 수백 번 돌려보며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질주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며 "이상화의 기록에 다가가는 것이 내 꿈이었는데 그 꿈을 이뤘다는 게 여전히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