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3분기 호실적 이끈 건 '신작'보다 '업데이트'… IP 중요성 커진다

  • 장수 대표작, 분기 최대 실적·흑자 전환까지

  • '브랜드 자산' 관리가 실적 변동 막는 재무 안전판으로

  • 메이플·배틀그라운드 등 IP 확장 경쟁 본격화

넥슨 메이플스토리 크래프톤 펍지배틀그라운드 출처각사
넥슨 '메이플스토리' 크래프톤 '펍지:배틀그라운드' [출처=각사]
국내 주요 게임사의 올해 3분기 실적을 들여다보면, 시장을 이끈 힘은 대형 신작이 아니라 이미 수년간 서비스해온 게임 ‘업데이트’에서 나왔다. 신작 흥행 성적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가운데, 오래된 대표 게임에 새 콘텐츠를 붙여 매출과 이익을 끌어올리는 ‘지적재산(IP) 관리 실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3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줄었지만, 핵심 작품인 ‘메이플스토리’ 시리즈 매출은 오히려 60% 이상 늘었다. 분기 전체 수치는 조정 국면이지만, 핵심 IP 하나가 다른 게임 부진을 상당 부분 메운 셈이다. 국내서 진행한 ‘복귀 이용자 모으기’ 행사와 여름 대형 업데이트로 20년 넘게 서비스한 게임이 다시 최고 매출을 노릴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냈다.
 
크래프톤은 대표작 ‘펍지: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워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인 8706억원을 벌어들였다. 라이브 서비스(상시 업데이트 방식 장기 운영)를 강화하고, 자동차·음악·패션 브랜드 등과 협업해 캐릭터 의상·총기 스킨(무기 외형) 같은 유료 아이템을 꾸준히 출시한 게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선전에 힘입어 3분기 매출 1068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을 기록하며 ‘깜짝 흑자’를 냈다. 대형 콘텐츠 패치, 신규 캐릭터(클래스) 및 지역 추가, 북미·유럽 등 글로벌 서비스 강화로 매출이 전 분기보다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내년 출시를 앞둔 오픈월드(맵이 끊기지 않고 하나로 이어진) 대작 ‘붉은사막’ 마케팅비가 점차 커지는 상황에, 기존 IP가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 역할을 했다.
 
넷마블은 신작과 기존작의 조합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매출(6960억원), 영업이익(909억원) 모두 전년보다 성장했다. 국내서 선보인 신작 ‘뱀피르’가 초반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예전 히트작을 재구성한 ‘세븐나이츠 리버스’의 글로벌 출시와 업데이트가 매출 상단을 받쳐줬다. 새 게임이 ‘한 번의 상승’을 만들고, 다시 살려낸 IP가 이를 이어받는 이중 구조가 형성됐다.
 
네오위즈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274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을 기록했다. 콘솔 패키지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쌍끌이’가 두드러졌다. 전 세계에서 성공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P의 거짓’은 DLC(확장팩)를 출시해 다시 한번 팬들의 지갑을 열었다. 모바일 RPG ‘브라운더스트2’는 출시 2주년을 맞아 이벤트와 한정 캐릭터를 선보이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게임사들은 이제 ‘신작 한 방’보다 IP를 얼마나 오래, 얼마나 촘촘하게 운용하느냐가 실적 성패를 좌우한다고 본다. 향후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 할 가능성이 크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해, 이용자가 직접 맵과 게임 모드를 만드는 ‘메이플스토리 월드’ 같은 창작 플랫폼을 키우고 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를 단순한 게임을 넘어 e스포츠(게임 대회), 각종 라이선스(캐릭터 사용권), 굿즈(인형·의류 등 상품)로 까지 확장하고 있다. 펄어비스·넷마블·네오위즈 역시 자사 대표작을 애니메이션, 콘솔 이식, 추가 해외 진출 등으로 넓히는 전략을 병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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