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4년 만에 최대폭…'빚투'가 10월 가계대출 끌어올렸다

  • 10월 가계대출 4조8000억원 증가, 6월 이후 가장 커

  • 주담대는 증가 폭 둔화, 2금융권 대출도 늘어

  • 금융위 "가계대출 증가 일시적이나 연말 주의"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다시 크게 확대됐다. 표면적으로는 대출 수요가 살아난 듯 보이지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는 증가 폭이 둔화되고 코스피 상승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 성격 신용대출이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13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10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8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 폭 대비 네 배 수준이며 6월(6조5000억원) 이후 가장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주담대 흐름은 둔화됐다. 전체 주담대 증가액은 3조2000억원으로 전월(3조500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특히 은행권 주담대는 2조1000억원 증가해 전월(2조5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축소됐다. 정작 실수요 지표로 꼽히는 은행권 일반 주담대 증가액은 9000억원에 그치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은 상승세가 뚜렷했다. 기타대출은 1조6000억원 증가하며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코스피가 사상 처음 4200선을 뚫은 것이 개인투자자의 '빚투' 심리를 자극하면서 마이너스통장 등 투자성 대출 수요를 밀어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제2금융권 대출도 늘었다. 10월 2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8000억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화했다. 보험권 대출이 9월 3000억원 감소했지만 10월에는 1000억원 늘었다. 여신전문금융회사 역시 한 달 전 1조원 넘게 줄었다가 10월 들어 2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사업자대출 용도 외 사용을 잇따라 적발하면서 '심사 회피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번 가계대출 증가가 부동산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10월 증가분에는 중도금 집단대출 집행 등 예정된 물량이 포함돼 있어 과열로 보기 어렵다"며 "은행권 일반 주담대 증가 폭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연말에 주담대가 증가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특히 11월은 계절적으로 가계대출 증가 폭이 큰 달이다. 최근 10년(2015~2024년) 11월 평균 증가액은 약 8조원으로 다른 달보다 확연히 높다. 대출 수요가 다시 붙으면 연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10·15 대책 이전에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11~12월 대출로 반영될 수 있다"며 "연말 가계부채 흐름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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