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리포트] 해운 호황기 지나, 내실 다지며 터미널 확충 과제

  • 해상 운임 하락에 실적 악화

  • 사업 다각화로 재무적 체력은 충분

  • 글로벌 항만 터미널 확충 과제로

최원혁 HMM 대표 사진HMM
최원혁 HMM 대표 [사진=HMM]

HMM이 선복량 100만TEU를 돌파하며 한진해운 파산이 한국 해운 산업에 남긴 상처를 봉합하고 있지만 축포를 터트리기에는 이르다는 게 해운 업계 평가다. 해상 운임이 하락하며 다운턴(불황)이 본격화하고 있고 이로 인해 올 3분기부터 장기간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불황 속에서도 국가 해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항만 터미널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11일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HMM 3분기 매출은 2조5838억원으로 전년동기(3조5520억원)보다 27%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4614억원에서 2772억원으로 81% 급감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한때 40%에 달했던 영업이익률도 10%대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HMM 실적이 악화한 이유는 해운사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해상 운임이 지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컨테이너 운임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일 기준 1495포인트로 고점이었던 지난해 7월(3733포인트)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컨테이너 운임이 하락세를 그리는 이유는 팬데믹 당시 발주한 컨테이너선이 해운사에 전달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선복량이 증가한 반면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북미 항로 물동량은 감소 추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60만5000TEU가 증가했다.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선 증가율은 6.6%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북미 항로 물동량은 0.7% 줄었다.

HMM은 벌크선 매출·영업이익을 확대하며 불황을 견딜 수 있는 재무적 체력을 확보한 상황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 3분기 HMM 벌크선 매출은 4300억원 내외로 전년보다 약 37% 증가할 전망이다.

문제는 실적 악화로 인해 선복량 확대와 함께 HMM에 주어진 또 다른 과제인 글로벌 항만 터미널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점이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인해 회사가 갖고 있던 해외 터미널 등 주요 자산들이 모두 MSC 등 해외 글로벌 선사에 헐값으로 팔린 바 있다. 

지난 3월 취임한 최원혁 HMM 대표는 과거 터미널이 없어 환적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터미널 네트워크 복구를 HMM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실제로 HMM은 지난 7월 스페인 알헤라시스 컨테이너 터미널 확장을 위해 560억원 투자를 결정한 데 이어 브라질 산토스항에 대한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산토스항 투자가 최종 확정되면 그동안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남미 물동량 확대에도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HMM은 현재 전 세계 6개 국가에서 8개 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전 세계 8위라는 높은 선복량에 비해 보유한 터미널 수는 적다. 글로벌 1위 선사인 MSC는 34개국 67개 터미널을, 2위 선사인 머스크는 35개국 59개 터미널을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해운 터미널은 해상과 육상 간 화물 이동의 거점으로, 보유한 컨테이너선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해운 업계에선 HMM 컨테이너선이 타사 대비 정시 출발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잦은 이유로 자체 터미널의 부재를 꼽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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