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한 낸시 펠로시(85) 전 미국 하원의장의 딸인 크리스틴 펠로시(59)가 모친의 지역구인 캘리포니아 11선거구(샌프란시스코)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습' 논란에 대해 확실한 선을 그은 셈이다. 크리스틴은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어머니 지역구 계승이 아닌) 내가 생각한 길이 있다"며 이 선거구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신문은 "그동안 크리스틴이 의회에서 엄마를 계승해 워싱턴 (정가에서) 가문의 유산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가정주부로 일하다가 1987년 47세의 나이로 정계에 입문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후 그는 2003년부터 민주당을 이끌었으며, 2007~2011년, 2019~2023년 등 총 8년에 걸쳐 하원의장을 지냈다.
변호사 출신인 크리스틴 역시 민주당 내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그는 민주당 캘리포니아 지역 여성 코커스 의장으로 10년간 활동했으며, 현재도 민주당 전국위 집행위원을 맡고 있다. 또한 후보자와 보좌진들을 위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고, 어머니의 정치적 여정과 리더십을 다룬 '낸시 펠로의 길'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크리스틴은 그 대신 캘리포니아 주상원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스콧 위너 주상원의원이 펠로시 전 의장의 빈 자리를 채워 연방 하원의원에 진출하면, 크리스틴이 그 자리로 진출한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은 위너 의원이 연방하원에 진출해 사퇴하거나 아니면 2028년에 임기가 끝날 때 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펠로시 전 의장은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 유권자들에게 보내는 영상 연설을 통해 내년 11월 예정인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미 언론에서는 2027년 1월 임기 종료와 함께 펠로시 전 의장이 정계를 은퇴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영상에서 펠로시 전 의장은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고, 진보를 이뤄냈다"면서 "우리는 민주주의에 적극 참여하고 미국의 이상을 지켜내기 위한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펠로시 전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는 악연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마치자 뒤쪽 의장석에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겸 상원의장)과 함께 앉아 있던 펠로시가 트럼프의 원고를 찢어버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펠로시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그녀는 악마 같은 여자(evil woman)로 은퇴한다니 기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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