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원전 변전 정밀 타격…주요 발전소 멈추고 정전 잇따라

  • 공습으로 최소 7명 사망…젤렌스키 "러 에너지 제재 강화해야"

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정전이 발생한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의 거리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정전이 발생한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의 거리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의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습을 감행하면서, 원자력 발전소 2곳에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가 파괴돼 최소 7명이 사망했다.

8일(현지시간) AFP·AP·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러시아가 또 흐멜니츠키와 리브네 지역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격은 우연이 아닌 치밀하게 계획된 타격"이라며 "러시아는 유럽의 핵 안전을 의도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공습이 또다시 사람들의 일상을 겨냥했다"며 "그들은 지역사회로부터 전력과 물, 난방을 빼앗았고 중요 기반 시설을 파괴했으며 철도망을 부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밤사이 드론 458기와 미사일 45발을 발사했다. 이 중 드론 406기와 미사일 9발이 요격됐다.

동부 드니프로에서는 드론이 9층 아파트 건물을 강타해 3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어린이 2명이 포함됐다고 구조 당국은 전했다. 북부 하르키우에서도 에너지 기업 직원 1명이 사망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과 수도 공급이 중단됐다.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에너지 기반 시설이 파손됐고, 중부 폴타바주의 크레멘추크는 전력·수도·난방이 끊긴 상태라고 지역 당국은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 업체 센트레네르고는 페이스북에 2022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전력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키이우 지역의 트리필스카 화력발전소와 하르키우 지역의 즈미우스카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트리필스카 발전소는 지난해 4월 미사일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가 복구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최대 민간 에너지기업 DTEK도 텔레그램을 통해 공습으로 화력발전소 한 곳의 설비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군·산업 복합 기업 단지와 우크라이나군 작전을 지원하는 에너지 시설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에 "겨울을 앞두고 민간인을 해치려는 에너지 기반 시설 공습에는 러시아 에너지 부문을 겨냥한 제재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러시아의 원자력 부문은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석유와 가스 무역에도 더 큰 압박이 필요하다"며 "미국, 유럽, 주요 7개국(G7)의 관련 결정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쟁이 네 번째 겨울을 맞이한 가운데,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 공습이 계속되면서 우크라이나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매년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왔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도 최근 수개월간 러시아 내 정유·가스 시설을 겨냥한 장거리 드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일 저녁 러시아 남부 볼고라드주에서 에너지 기반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이 지역이 단전됐다고 안드레이 보차로프 주지사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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