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없는 세상, 언제 올까요?"…'야끼니꾸 드래곤'의 질문



정의신 야끼니꾸 드래곤 연출 사진예술의전당
정의신 야끼니꾸 드래곤 연출 [사진=예술의전당]

“언제일까요?”
 
재일한국인 2.5세 정의신은 ‘차별없는 세상이 올 것으로 보는가’란 질문에 어설픈 한국말로 이렇게 되물으며, “마음이 굉장히 아픈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직접 쓰고 연출한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용길이네 곱창집’은 1970년대 일본 간사이 지방을 배경으로 곱창집을 운영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재일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다. 예술의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이 2008년 공동제작한 화제작이다. 2011년 재공연 이후 올해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1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정의신 연출은 지난 6일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나의 가족, 재일교포의 한 작은 사회를 그린 작품”이라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에서 자신이 ‘마이너리티’라고 하는 정 연출은 그럼에도 ‘희망’을 말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사람은 살아야만 하고,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무언가가 꼭 필요하죠. 작가라면 희망에 대해서 써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을 집필한 이유죠.”
 
개그를 좋아하는 그에게 인생과 연극은 비극이면서 동시에 희극이다. “우리 인생 앞에는 희극과 비극 두 개의 길이 놓여있죠. (두 길이) 부딪치면서 가는 게 인생이란 것. 그 점을 연극에 녹여내려고 해요.”
 
일본신국립극장 야끼니꾸드래곤 공연 모습 미야가와 마이코 사진 촬영 사진일본신국립극장일본 신국립극장
일본신국립극장 야끼니꾸드래곤 공연 모습. 미야가와 마이코  촬영. [사진=일본신국립극장일본 신국립극장]

그는 “삶 속에서 ‘살아볼 만하네’, ‘재미있네’란 생각이 들 정도로 등을 밀어주는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작은 친절함, 작은 응원의 말 같은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야끼니꾸 드래곤: 용길이네 곱창집’은 시끌벅적한 곱창집 ‘야끼니꾸 드래곤’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곱창은 재일교포를 상징한다. “일본인들이 지금은 야끼니꾸를 좋아하지만, 70년대에 곱창은 가난한 노동자들, 특히 재일교포만 먹었죠. 곱창은 재일 교포, 가난한 사람들을 상징해요."

일본인들이 한국의 화장품이나 가요에 큰 관심을 갖는 등 한일 관계가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재일한국인의 역사는 여전히 감춰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만, 그는 재일교포뿐 아니라 LGBT(성소수자) 등 사회 소수자들의 이야기 전반에 관심을 둔다. “소수자인 당사자들과 얘기하면 출구가 보이지 않는 어려운 문제란 생각이 들어요. (차별없는 세상을 향한 답은) 공연을 보는 관객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공연은 11월 14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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