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빠의 핀스토리] '청산 포비아' 드리운 가상자산…'산타 랠리' 가능할까

  • 한때 10만 달러 붕괴…전고점 대비 20% 급락

  • 단기적 불안정 흐름 속 연말 변동성 완화 가능성

5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없이 치솟던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내리막길을 타고 있습니다. 5일에는 오전 한때 10만 달러 벽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를 밑돈 것은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해 중동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 6월 이후 처음입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지난달 선물시장에서 190억 달러(약 27조5000억원) 규모 강제 청산이 이뤄진 이후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고 있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고, 미국 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장기화되는 것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월초 사상 최고가 찍고 곤두박질…7년 만에 끝난 ‘업토버’
글로벌 코인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대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한때 9만8962달러까지 하락했습니다. 지난달 7일 12만6198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운 지 한 달여 만에 20% 이상 급락한 셈이죠. 곧바로 10만 달러 선을 탈환하기는 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비트코인 가격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10월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한다는 의미의 ‘업토버(Up+October)’가 7년 만에 끝났습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초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지만 이후 선물시장에서 190억 달러 규모의 강제 청산이 이뤄지면서 급락했습니다. 이후 더딘 회복세를 보이면서 결국 월초 대비 7%가량 낮은 가격에 10월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에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상승 국면이 종료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3일 해킹 공격으로 1억 달러(약 1446억원)가 넘는 이더리움이 탈취당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시장은 더욱 위축됐습니다.

전반적인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가상자산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최근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 종목이 조정을 받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도 함께 조정을 받았다는 해석입니다.

여기에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고 셧다운이 장기화하면서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내리면 위험자산에 투자하려는 성향이 강해지는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된 것입니다.

이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4.1%로 예상됩니다. 여전히 높은 확률이긴 하지만 1주일 전(90.5%)보다는 16.4%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시장 시선은 12월로…‘산타 랠리’ 가능할까
비트코인 모형 사진연합뉴스
비트코인 모형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친 만큼 하나씩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에 시장의 시선은 연말 ‘산타 랠리’로 향하고 있습니다.

산타 랠리는 일반적으로 연말에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임직원에게 보너스가 지급되면서 자산시장에 활기가 도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주식 시장에서 사용되던 용어지만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해 산타 랠리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빠르면 올해 안에 신고점을 재차 갈아치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에 기관을 중심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관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로 하락하기보다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서 연말보다 한 발 앞서 산타 랠리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도 나옵니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거시 불확실성과 유동성 제약 요인이 완화될 때까지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이 급격히 위축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추가 급락보다는 변동성 완화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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