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사랑' 등 오스카 후보 오른 배우 다이앤 래드 별세…향년 89세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세 차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할리우드의 명배우 다이앤 래드(Diane Ladd)가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과 할리우드 리포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래드는 캘리포니아 오하이 자택에서 딸이자 배우인 로라 던(Laura Dern)의 곁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로라 던은 성명을 통해 “어머니는 놀라운 영웅이었다”며 “꿈속에서나 만날 법한 가장 위대한 딸이자 어머니, 할머니, 배우, 예술가, 그리고 공감의 화신이었다”고 추모했다.

AP통신은 고인을 “코미디와 드라마를 넘나든 천부적인 연기자”로, 할리우드 리포터는 “강인함과 취약함, 엉뚱한 매력을 모두 담은 열정적인 배우”로 평가했다.

미시시피주 출신인 래드는 1950년대 TV 시리즈를 통해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1974년 영화 ‘앨리스는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Alice Doesn’t Live Here Anymore)’로 영화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해당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래드는 ‘차이나타운(Chinatown)’(1974), ‘프라이머리 컬러스(Primary Colors)’(1998), ‘조이(Joy)’(2015) 등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폭넓은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특히 딸 로라 던과 함께 출연한 ‘광란의 사랑(Wild at Heart)’(1990)은 그의 대표작으로, 래드는 이 작품에서 냉혹하면서도 광기 어린 어머니 ‘메리에타’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생애 두 번째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는 1990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찬사를 받았다.

이어 1991년작 ‘넝쿨 장미(Ramblin’ Rose)’로 세 번째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딸 로라 던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모녀의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영화뿐 아니라 TV 시리즈 ‘앨리스(Alice)’, ‘천사의 손길(Touched by an Angel)’, ‘ER’ 등에 출연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할리우드의 따뜻한 얼굴”로 불렸다.

래드는 배우 브루스 던과의 첫 결혼에서 로라 던을 낳았으며, 이후 두 차례의 결혼과 이혼을 겪었다. 1999년 펩시코 전 임원 로버트 찰스 헌터와 세 번째 결혼을 했고 지난 8월 남편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26년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