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 금융 허브 도약 선언…핀테크 중심 혁신 생태계 조성

  • 국제금융센터 건설 본격화로 동남아 금융지도 재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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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시가 블록체인과 핀테크를 결합한 혁신 전략으로 국제금융센터(IFC) 건설에 속도를 내며 세계 금융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Freepik]
호찌민시가 세계 주요 도시의 금융경쟁력을 측정하는 대표지수인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순위를 올리며 동남아시아 금융 질서의 새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28일(현지시각)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영국 글로벌 컨설팅그룹 지옌(Z/Yen)사가 전 세계 135개 도시를 대상으로 분석한 'GFCI 38차 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호찌민시는 664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보다 1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순위는 3계단 오른 95위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첫 등재 이후 최고 순위이며 태국 수도 방콕을 처음으로 제친 결과다.

GFCI는 영국의 지옌사와 중국종합개발연구원(CDI)이 공동으로 주관해 매년 3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된다. 평가는 인적자원, 기업환경, 금융산업 발전 수준, 인프라, 도시평판 등 5개 부문을 기준으로 진행된다. 특히 전 세계 금융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결과를 함께 반영해 종합 점수가 산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베트남 이외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살펴보면 방콕은 이번 조사에서 102위를 기록해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의 격차도 줄었다. 다만 싱가포르는 세계 4위를 유지했다. 호찌민시는 핀테크 부문에서는 88위에서 90위로 다소 하락했지만 전체 금융 경쟁력은 향상됐다. 아울러 향후 2~3년 내 강력한 성장이 예상되는 금융 중심지 톱15에도 포함됐다.

앞서 베트남 국회는 지난 6월 27일 국제금융센터 개발 결의안을 승인했다. 호찌민시와 다낭에 각각 금융 중심지를 조성하고 지역별 강점에 맞춘 특화 금융 상품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금융시장 △자산 운용 △펀드 관리 등 전반적인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고 핀테크와 파생상품 실험 제도인 '샌드박스(Sandbox)'를 도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안에 금융센터를 가동하고 5년 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개발의 중심에는 기술 기반 혁신이 자리하고 있다. 비엣텔 디지털 서비스의 도 만 융 부대표는 사회보장금 지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온체인 바우처(상품권) 솔루션을 제안했다. 스마트 계약을 통해 정부가 바우처를 발행하고, 전자지갑 또는 SMS를 통해 시민에게 배포하는 방식이다. 이 아이디어는 호찌민시 개발연구원과 온체인 아카데미가 공동 주최한 '핀테크 생태계 구축 자문 세미나'에서 발표됐다.

드래곤 캐피탈의 윌 로스 이사는 "전통 금융과 탈중앙 금융(DeFi)의 결합이 해외 자본 유입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장지수펀드(ETF)를 토큰화한다면 베트남 자본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카이버 네트워크의 쩐 후이 부 최고경영자는 "인프라 프로젝트의 토큰화가 신속한 자금 조달과 외국 투자자의 수익 실현을 돕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세계경제포럼 보고서 '2025년 금융시장 내 자산 토큰화'는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물 자산 토큰화와 온체인 자본 시장 형성이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에 호찌민시 금융센터는 첨단 핀테크와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조성해 국제 금융 트렌드에 부합하는 혁신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호찌민시 개발연구원의 부 찌 끼엔 부국장은 "디지털 자산과 혁신 경제 생태계가 호찌민시의 국제 금융 중심지 도약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샌드박스 제도가 시행되지 않으면 탈중앙 금융 관련 기업들이 실험적 서비스를 자신 있게 시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GFCI는 유엔(UN), 세계경제포럼(WEF), 세계은행, 국제투명성기구, 월드 와이드 웹 재단 등 국제기구가 제공한 약 145개의 객관적 지표와 전 세계 금융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종합해 산출된다. 투자 운용, 보험, 은행업, 인적 자원, 인프라, 평판 등 다양한 요소가 평가 대상이며, 이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측 모델을 통해 각 도시의 금융 경쟁력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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