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감독 고혜진·제작 SLL중앙㈜, ㈜비에이엔터테인먼트·배급 ㈜바이포엠스튜디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고혜진 감독과 배우 정려원, 이정은이 참석했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피투성이 언니를 태운 도경(정려원 분)이 병원으로 향하면서 시작된다. 경찰 현주(이정은 분)가 그녀의 진술을 듣지만 사건의 조각은 모두 다르게 맞물려 있다. 각자가 기억하는 범인은 서로 다르며 그날의 진실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고혜진 감독은 "2022년 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고치에 달했을 때 14일 만에 촬영한 작품이다. 모두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마음으로 완주했다. 3년 반 만에 극장에서 관객을 만날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이정은 역시 "한창 여성 서사가 주목받던 시기에 만난 작품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며 "입봉을 앞둔 고혜진 감독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JTBC 드라마 '검사내전', '로스쿨', '기상청 사람들', '마이 유스' 등으로 내공을 쌓은 고혜진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 연출에 데뷔했다. "조연출 시절부터 스릴러 장르를 좋아했다"는 그는 "한 프레임, 두 프레임 차이로 긴장감을 조율하는 편집 과정이 힘들었지만 그만큼 매력적이었다. 호흡과 리듬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혹독한 촬영 환경 속에서도 팀워크는 단단했다. 겨울 한파 속 14일간 진행된 촬영은 배우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정려원은 "첫 촬영이 문을 열어달라고 울부짖는 신이었다. 감독이 배우 기강을 잡으려는 건가 싶었지만 오히려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신발을 벗기 싫어서 끝까지 싸웠던 기억이 난다"고 웃었다.
이정은은 "내가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함께한 가족 역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훨씬 더 고생이 많았다"며 "그 헌신이 화면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말했다.
고 감독은 두 배우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 "정려원은 커리어 우먼 이미지가 강하지만 동시에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연약함이 있다. 피해자 캐릭터로서 그 이중성이 빛을 발할 거라 생각했다"며 "이정은 배우는 정신적 지주 같은 존재다. 관객의 시선과 감정을 대변할 수 있는 배우였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스릴러의 외피를 하고 있지만 트라우마를 겪는 인물들이 서로를 구원하고 자신을 구원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기도 한다. 고 감독은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언급, "관객이 사건을 어떤 프레임으로 바라보는지를 되돌아보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트라우마는 사람을 고립시키고, 누구나 마음속에 감추고 있는 상처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서로의 아픔을 마주할 때 우리는 서로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세 여성 인물이 서로를 구원하고 결국 스스로를 구원하는 이야기로 완성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정려원과 이정은의 밀도 높은 연기 대결로 완성된다. 두 배우는 감정의 진폭이 큰 인물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긴장감 넘치는 호흡을 보여줬다.
정려원은 "이정은 선배님과 함께 연기하면서 정말 든든했다. 내공이 깊은 배우를 만나면 외롭지 않다"며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는 선배님의 장면을 보고 '현주가 아니라 현주 그 자체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정려원 배우가 며칠 동안 식사도 거의 안 하며 몰입했다. 강인함과 연약함 사이를 오가며 관객이 헷갈릴 만큼 섬세한 연기를 했다"며 "즉흥적인 반응이 너무 탁월해서 즐겁게 작업했다. 또 만나고 싶은 배우"라고 화답했다.
배우들은 한파에도 불구하고 현장이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다며 작품과 스태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려원은 "현장이 유독 따뜻했다. 팀워크가 좋은 작품은 스크린에서도 그 에너지가 전해진다"며 "시간이 부족해 아쉬웠지만 열정이 오롯이 담긴 영화"라고 전했다.
이정은은 "대본을 알고 봐도 쉽게 예측되지 않는다. 추운 계절에 어울리는 영화로, 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 속에서 어느 순간 짜릿한 해방감을 느끼실 것"이라고 말했다.
고 감독의 입봉작 '하얀 차를 탄 여자'는 두 배우의 치열한 연기와 세밀한 연출로 완성된 미스터리 스릴러다.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며 구원으로 나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10월 극장가에 묵직한 여운을 남길 예정이다. 영화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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